검찰 "을 위치의 협력업체 뒷돈 요구", 징역4년·6억1500만원 추징
조현범 대표, 보석신청 허가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 출석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하청업체 뒷돈 수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의 결심공판에서 조 대표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6억1500만원을 구형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1부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대표의 업무상 횡령 혐의 결심공판에서 조 대표에게 징역4년과 6억1500만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 대표는 대기업 임원으로 '을'의 위치에 있는 협력업체에 납품을 대가로 뒷돈을 요구했다"며 "피고인이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들은 불법으로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의 법인 자금 횡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모기업인 한국타이어에 전가되는 구조라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가 범죄 행위를 자백하고 피해 회복을 한 점은 유리한 양형요소이지만 자백을 하게 된 경위를 헤아려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대표는 최후진술을 통해 "어리석은 욕심과 잘못된 생각으로 많은 분을 고통받게 한 일을 너무나 늦게 알았다"며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8년~2018년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매달 500만원씩 123회에 걸쳐 총 6억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 자금을 매달 200만~300만원씩 102회에 걸쳐 총 2억6500만원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업무상횡령 등)도 받는다.
검찰은 조 대표가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지인의 매형과 유흥주점 여종업원의 부친 명의로 된 차명계좌 등을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조 대표가 빼돌린 자금 8억여원은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21일 구속돼 다음달 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조 대표의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지난달 23일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조 전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친형 조현식 한국테클로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부회장은 친누나가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여원의 인건비를 준 혐의(업무상 횡령)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 부회장의 혐의와 관련해 "누나를 회사 사원으로 입사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급여가 지급된 점을 고려하면 집행유예보다 실형 선고가 권고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