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자금지원에 턱없이 못미쳐…고강도 자구책 필요성 대두
작년 말 부채비율 251% 달해…금융비용 부담으로 순익도 줄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두산그룹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M&A(인수합병) 시장에 내놓은 두산솔루스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산솔루스의 몸 값에 따라 오너가 지분 가치도 추산될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오는 27일 도래하는 5억 달러 규모의 두산중공업 외화채권을 수출입은행이 대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대출기간은 1년, 대출금액은 5868억원입니다.
채권단이 두산그룹에 쏟아붓는 자금은 1조원의 긴급자금과 수출입은행의 대출전환 등 이미 1조6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습니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은 막대한 규모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산그룹이 자금 지원을 위해 제시한 자구 계획은 채권단의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 자율 협약 개시 후 여신 만기 연장 여부를 자구안 이행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대출상환 유예 등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보다 한 단계 낮은 단계의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안을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하고 일부 대기업 계열사와 국내외 PEF(사모펀드) 등 잠재 인수 후보들에 티저레터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두산 측은 보유 지분을 9000억원 안팎에서 매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의 가치를 두산그룹의 기대만큼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두산그룹 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두산솔루스 지분 51%에 대해 6000억원을 제시했고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산솔루스의 최근 6개월여 주가 변동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
두산솔루스는 2019년 10월 1일 두산의 동박 사업부문과 바이오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습니다.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10~12월까지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00억원, 영업이익 102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4.6%로 나타났습니다.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말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1406억원, 부채총계 3536억원으로 자산총계가 4942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두산솔루스의 부채비율은 251%에 달하고 있고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금융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두산솔루스의 23일 주가는 보통주가 3만2400원, 1우선주가 1만3200원, 2우선주B가 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두산솔루스의 주식수는 보통주가 3058만9758주, 1우선주가 약 736만6000주, 2우선주B가 164만6000주 상당입니다.
두산솔루스의 주가와 주식수를 곱한 시가는 보통주가 약 9911억원, 1우선주가 약 972억원, 2우선주B가 453억원으로 시가총액이 1조1336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이 두산그룹 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매입을 원하는 측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 측이 두산솔루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매각가를 집착할 경우 매각 협상이 장기간 표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두산솔루스는 지주회사인 두산을 비롯해 박정원 그룹회장, 박지원 그룹부회장, 박용만 전 그룹회장 등 특수관계인의이 보통주 주식 1992만8858주를 갖고 있습니다. 시가로 치면 6457억원 규모입니다.
이와 함께 두산과 특수관계인이 우선주 435만6860주를 보유하고 있어 우선주 시가가 약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주회사인 두산과 오너가 등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솔루스 지분 가치는 23일 시가로 7257억원 상당으로 평가됩니다.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부채규모가 4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기업의 자구노력에 대해 엄정한 검토 없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에 나설 경우 국가의 재원은 한정되어 있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상대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