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합동분양소 조문 뒤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의 씨
이낙연 "지금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 발언에 유가족 강력 반발
통합당, 민생당 등 야권은 '등골 오싹, 큰 실망 안겨" 일제히 비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6일 이천 참사 희생자 합동분양소 조문 논란과 관련해 "저의 수양 부족이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사진=더팩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6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참사 조문 논란과 관련해 "저의 수양 부족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일) 유가족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는 것이 자명하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희생자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 대기실에서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 하자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일부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분들이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라는 불만과 함께 "이럴 거면 뭐하러 왔느냐. 유가족들 데리고 장난치는 거냐"고 고함을 지르자 이 전 총리도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유가족이 "그럼 가시라"라고 했고, 이 전 총리는 "가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분향소를 빠져나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등골이 오싹하다', '큰 실망 안겼다' 등 부정적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 전 총리는 통합당과 민생당 의원 등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도 "장제원 의원 등이 해주셨던 비판을 아프게 받아드린다"며 "좋은 충고를 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의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해 빠르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데 저도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갰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들이 합동 분향소 재방문 의사를 묻자 "나중에 생각하겠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당선자는 불과 석 달 전까지 국무총리를 지냈다"며 "'책임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는 이 당선자의 말이 전혀 와 닿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유가족을 더욱 분통 터뜨리게 만드는 이유"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직 국무총리로서 반복되는 화재사고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더라면, 유력한 대선후보로 회자되는 인물이라면, 그리고 21대 국회에서 일하게 될 국회의원이라면 적어도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어린 위로와 반성, 성의 있는 답변과 경청으로 임했어야 했다"고 거듭 힐난했다.
장재원 통합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전 총리는 너무 맞는 말을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는데 왜 이리 소름이 돋느냐"며 "이것이 문재인 정부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은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고 거듭 비꼬았다.
민생당도 정우식 대변인 논평을 통해 "21대 총선 승리의 주역이고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낙연 당선자의 조문에서 유가족들은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왔을 것으로 기대한 바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마디로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 당선자는 차라리 조문을 하지 않았으면 그동안 축적되었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