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방행정공제회 "부가금, 손금 인정해달라" 경정청구
하급심 "부가금 '이자비용', 수익사업에 관한 손금 산입 가능"
대법원 "급여사업에 지출, 수익사업 소득 아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전경.
비영리법인이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한 부가금은 수익사업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으므로 수익사업에 대한 손금으로 산입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낸 법인세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부가금은 원고가 고유목적사업인 급여사업에 지출한 것으로서 수익사업의 소득을 얻기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이하 공제회)는 지자체 공무원 등에 대한 공제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회원들로부터 받은 각종 부담금을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회원들이 낸 부담금에 부가금을 합해 퇴직급여 및 한아름목돈예탁급여 등으로 지급하는 급여사업을 펼쳤다.
공제회는 법인세 납부 과정에서 2010년도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 2400억여원을 계상하고, 그중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을 초과하는 12억여원을 손금불산입해 법인세를 신고·납부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비영리법인이 고유목적사업이나 지정기부금에 지출하기 위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손금으로 계상한 준비금을 뜻한다.
이후 공제회는 2014년 퇴직급여준비금 및 한아름목돈예탁급여준비금 등 부가금 2395억원은 수익사업의 손금(이자비용)으로 산입하고 나머지 '제급여준비금'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계상하는 형태로 명세서를 수정했다.
공제회는 "제급여준비금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 범위 내에 있으므로 이를 전부 손금 산입해야 한다"며 "법인세 신고 당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초과액으로 손금불산입해 신고한 부분을 손금으로 인정해 세금 3억7000여만원을 환급해달라"고 국세청에 요청(경정청구)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비영리법인인 공제회가 설립목적에 따라 회원들을 위해 영위한 공제사업은 수익사업에 해당하지 않고, 고유목적사업 부문에서 지출한 비용인 부가금은 수익사업 부문의 손금으로 처리할 수 없다"며 공제회의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1·2심은 "공제회가 지급한 부가금은 '이자비용'으로서 수익사업에 관한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다"며 국세청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급심은 "부가금은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로서 지급받는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된다"며 "부가금을 지출하는 공제회의 공제회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제회는 회원이 부담금을 예치한 데 대한 대가로서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사건 약정에 따라 부담금에 일정한 지급률에 의해 산정한 금액을 부가금으로 설정했으모로, 부가금의 지급은 차임금에 대한 이자의 지급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제회가 지급한 부가금은 고유목적사업인 급여사업에 지출한 것으로서 수익사업의 소득을 얻기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수익사업에 관한 손금에 산입할 수는 없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비영리법인의 경우 수익사업에서 얻은 소득을 고유목적사업 등에 지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사업의 소득을 얻기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다"면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손금산입한도액 범위 안에서 손금에 산입할 수 있을 뿐, 비영리법인의 선택에 따라 지출금을 수익사업의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보고 손금에 산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이 수익사업 부문의 비용항목에 회계처리됐다는 사정만으로 부가금을 이자비용과 동일하게 보고 수익사업에 관련된 손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제회는 2010년도 사업연도 지급준비금 전입액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수익사업 부문의 비용항목에 회계처리하면서 수익사업 부문에서 발생하는 별도의 '이자비용' 항목으로 회계처리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결국 "고유목적사업 부문에서 지출된 부가금이 수익사업 부문의 손금으로 산입할 수 없음을 전제로 경정청구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부가금 지급의 법적 성질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