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감찰 원칙 어긴 김태우의 고발로 수사 확대"
김태우 증인 불출석…7월 10일 재소환
청와대 특감반원 김모씨 증인신문 진행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9일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에 대해 "감찰 원칙을 어겼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9일 오전 재판에서 예정된 김 전 수사관의 증언을 앞두고 불리한 진술이 예상되자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사건이 '정치적 목적'의 수사로 확대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현행 대통령 비서실 특별감찰반은 과거 이른바 '사직동팀'의 권한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대통령비서실 직제는 감찰 대상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감찰 행위는 비강제적인 방법으로 첩보 수집을 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사직동팀'은 군부 정권 시절 만들어진 조직으로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관리 및 첩보수집 업무를 수행하다가 20001년 10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해체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원칙을 어긴 사람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라면서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내부의 감찰을 통해 비위가 확인돼 징계를 받아 수사 의뢰됐고, 이후 대검에서 해임돼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수사관이 지난해 1월 저를 유재수 사건으로 고발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까지 했다"며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을 기화로 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가 작년 하반기에 전격으로 수사가 확대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확대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은 '펀드 보고서에 대해 위조 지시를 내린 적이 있느냐', '자녀의 인턴십 확인서를 직접 작성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출석하지 않아 재판부는 김 전 수사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음달 10일로 연기했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에 재직하던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및 향응 접대 의혹과 관련한 특별감찰이 윗선의 지시로 3개월여 만에 중단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감찰에 대한 최종책임자였던 조 전 장관은 유재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했던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