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지지자의 '이순신 장군의 관노 동침설' 들어 옹호 나서
이명수 의원, 권위있는 전문가 정설 들어 '바로잡기 위함' 반박
일제의 허위 해석이 발단...역사적 사실과 전문가 견해가 밝혀줘
"박원순 성추행 혐의 물타기하기 위한 것...악용하는 일 없길 바래"
◆…고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자중 일부가 난중일기를 거론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관노 동침설'을 펼친 점에 대해 이는 일제의 악의적 허위 해석을 유포시키는 반국가적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3일 고 박원순 시장 영결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자중 일부가 박 시장을 옹호하며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라고 주장한 데 대해 서울시청 직원을 관노에 비유한 점에 대한 분노와 이순신 장군 관련 일제의 악의적 허위 해석을 유포시키는 반국가적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일부 박 시장 지지자들의 '이순신 장군의 관노 동침설'에 대한 반박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순신 장군 고향인 충남 아산 출신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본 의원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연구해 온 노승석 박사 등 권위있는 전문 연구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종합한 결과,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잠을 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반박한 사유에 대해선, 박 시장의 지지자들이 인터넷에 박 시장을 옹호하기 위해 언급한 '이순신 장군의 관기 동침설'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됐고, 수많은 국민들이 이 내용이 난중일기에 기록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함 임을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잠을 잤다는 단초를 제공한 문구는 난중일기 탈초본(초서를 정서로 바꾼 책)중, 1596년 9월 12일 여진(女眞), 9월 14일 여진입(女眞卄), 9월 15일 여진삽(女眞卅)이다. 이 구절은 1935년에 일본이 최초 난중일기를 '이순신 장군과 여진이라는 관기가 성관계를 했다'로 해석을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다수의 권위있는 전문 연구가들의 정설은 당시 조선의 호남지방에 많이 이주해 살고 있던 여진족과의 생활을 의미하는 '함께하다(共)' 또는 단순히 여진·여진입·여진삽으로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을 이루고 있다.
추가적으로 1597년 4월 21일자에 '저녁에 여산의 관노의 집에서 잤다(夕宿于礪山官奴家)'는 문구도 논란이 된 적이 있지만, 이는 이순신 장군이 감옥에서 나온 후 모친상을 당하고 상중출사(喪中出仕)하여 백의종군하러 합천으로 가는 중에 해가 저물어 여산(익산시 여산면 소재) 관아의 남자종집[官奴家]에서 하룻밤 유숙한 것으로, 여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전문가들의 정설을 전한 뒤,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성관계를 했다는 표현은 다음의 역사적 사실과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추어 엄연한 허위사실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중일기 9만 3천여 자(字) 속에는 '관노와 잠자리'라는 표현이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어거지를 핀다고 하더라도 관노(官奴)는 남자종을 의미하는 것이고 여자종은 비(婢)"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 연구가들에 따르면, 실제로 당시에 성관계를 표현하는 한문의 글자는 '가까이 하다, 동침하다는 뜻으로 근(近), 포(抱)가 일반적으로 쓰였고, 이 외에도 동침(同枕), 동호(同好) 등의 표현이 쓰였다'고 한다"면서 "그리고 난중일기에 표현된 '잘 숙(宿)'도 성관계를 의미하는 '동침'이 아니라 단순히 '숙박'을 의미한다는 게 권위있는 전문 연구가들의 견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순신 장군과 동시대의 인물인 백사 이항복은 고통제사이공유사(故統制使李公遺事)에서 '이순신은 일찍이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마지막으로, 1597년은 이순신장군께서 모친상을 당하고 상중출사하여 백의종군을 했던 때여서, 관노와 성관계를 연관짓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난중일기 속의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백성들이 먹고사는 것에만 전념했던 우리 역사속 최고의 영웅"이라며 "이처럼 위대한 영웅을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물타기하기 위해 허위사실에 근거하여 비교 인물로 등장시켰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널리 추앙받는 국가적 인물을 매도하는 것이요, 국민적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그는 "이순신 장군은 허위사실로 매도될 수 없는 우리 민족 최대의 영웅이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국난극복을 위해 진념했던 애국자"라면서 "더 이상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이념 편향의 도구로 악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시장 사망이후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해자 2차 가해가 심각하다. 개인 신상이 털리고, 고소인 색출 선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관노와 동침을 했지만 존경받지 못할 인물이 아니라는 황당한 논리까지 펼치는 등 그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 이들의 주장 속엔 서울시청 직원을 관노에 비유했다는 분노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측이 2차 가해와 관련해 추가 고소장을 제출한 만큼, 수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피해자가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주장한 부분과 고소 사실이 피고소인에게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등 불법적인 요소도 많다.
박 시장의 석연치 않은 극단적 선택과 그가 그동안 펼쳐온 목민관으로서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