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피해 고소인께 사과" vs 김부겸 "고인의 명예도 지켜져야"
이낙연 "사건 진상 규명돼야" vs 김부겸 "정쟁으로 삼는 것 안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15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나란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두 사람 발언의 결은 확연히 달랐다.
◆…이낙연 의원의 페이스북 글(캡처)
이낙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를 호소하시는 고소인의 말씀을, 특히 피해를 하소연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절규를 아프게 받아들입니다"라며 "국민께서 느끼시는 실망과 분노에 공감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해 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처절하게 성찰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가 할 일을 마땅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먼저 피해 고소인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고소인과 가족의 안전이 지켜지고 일상이 회복되도록, 경찰과 서울시 등이 책임 있게 대처해주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한 뒤 "국민 여러분께서도 동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랍니다"라면서 "관련되는 모든 기관과 개인이 진상규명에 협력해야 합니다. 민주당도 최대한 협력할 것입니다"라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향후 재발방지책으로 "인권과 성평등과 성인지에 대한 당의 교육과 규율을 강화해야 합니다"라며 "당에 요청해 성인지 교육을 상시화하고 그 이수를 의무화, 공직후보의 조건에 포함시키며, 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의원 등에 대한 전면점검을 통해 성비위가 확인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권력 앞에 피해가 있어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면서 "향후 의정활동과 당 운영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한 뒤 "피해 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반면, 당대표 후보 중 한명인 김부겸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는 안 됩니다"라면서도 "고인의 명예 또한 지켜져야 합니다"라고 이 의원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장례 이후 후폭풍이 닥치고 있지만, 꿋꿋이 그리고 차분히 정리해가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페이스북 캡처)
김 전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한쪽 당사자의 이야기만 있는데, 객관적인 기관에서 진상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 일각에서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또는 특임검사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정쟁이나 정치적 거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고소인의 뜻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고소인은 자신이 주장했던 부분들이 객관성과 실체적 진실이 있다는 부분을 확인하는 쪽에 있는 것"이라며 "정쟁이 돼서 다짜고짜 기정사실화하고, 말을 함부로 하면 자칫 사자명예훼손이 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소인 입장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2차 가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섣부른 예단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두 후보자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결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의혹의 진상 조사가 이루어질 시 그 결과에 따라 오늘 8월로 예정된 당대표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