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백신 전달할 선박과 항공기 사업 축소
복잡하고 느린 운송체계 때문에 백신 손상 될 수 있어
냉장이 중요한 백신....가난한 나라에선 어려워
제약회사·운송회사·정부가 함께 대책 마련해야 해
◆…주기장에 쉬고 있는 비행기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아직 멀지만, 백신이 대량생산되더라도 이를 운반할 '운송망'이 갖춰져 있지 않아 백신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뒤, 전 세계 물류량이 줄어 화물 업계는 선박과 항공기 사업을 줄였으며 여기에 운송체계도 복잡하고 느려 대규모 백신을 손상 없이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운송회사 플렉스 포트의 닐 존스 샤 책임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며 “솔직히, 백신은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물자 운송보다 훨씬 복잡해 공항에 (하역을 이유로) 며칠 동안 내버려 두다간 백신이 손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의학 화물담당 줄리언 서치 책임은 “보잉 777 한 대에 백신 100만 개를 실을 수 있다”며 “전 세계 인구 절반에게 이중 접종하기 위해선, 화물기 8천 대가 필요하다”고 그 규모를 강조했다. 보잉 777은 승객 550명 이상을 운송할 수 있는 대형 비행기이다.
그는 이어 “할 수 있긴 하나, 전 세계적인 운송 전략 없이 불가능하다”며 “화물량을 늘리려면 쉬고 있는 승객용 비행기를 화물용으로 개조해 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다른 문제로 '냉장'을 지적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운송 전 과정에서 백신이 영상 2~8도로 보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로 만든 백신은 심지어 영하 80도를 필요로 하며 운송과정 중 한 번만 어긋나도 손상된다.
통신은 공평성과 접근성 관점에서 이렇게 섬세하고 비싼 방식의 운송을 요구하는 백신을 어떻게 가난한 지역에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백신 운송을 위한 세부 사항이 지금껏 정리되지 않고 있다. 플렉스 포트의 샤 책임은 “여러 제약회사와 초기 논의를 했는데, 아직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내놓기 위해 극도로 긴장한 눈치”라고 논의 때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머크앤코의 케네스 프레이저 대표이사는 “사람들이 보통 백신 개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나, 정작 가장 어려운 문제는 유통”이라고 지적하며 “모두가 안전해지기 전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기에 모든 인류에 전달해야 한다”고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욕에 있는 운송회사 아틀라스 에어 월드의 마이클 스틴 부사장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백신 유통에 대한 사전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백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제약회사와 운송회사, 정부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