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동기 대비 매출 45% 감소…"중간배당 없다"
2분기 매출 7조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
◆…SK이노베이션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0년 2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로 인한 시황악화에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입었으나 국제유가의 회복세로 원유재고의 단가가 올라가 1분기에 비해 1조 3000억원 가량 적자폭이 줄어드는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제품 판매가격과 판매량이 줄어 분기 외형 규모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축소됐고 대규모 적자가 지속돼 중간배당 지급을 포기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 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 당기순손실 3458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44.7%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된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해 매출은 35.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지속으로 기록됐으나 70% 가량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영업적자는 1조 3355억원, 순적자는 1조 2063억원 각각 줄었다.
분기 외형은 처음으로 7조원대에 그쳤다. 이 회사는 긍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던 유가와 정제마진에 이익 고점을 찍었던 2016년에 39조원대로 연간 가장 적은 규모의 매출을 거뒀을 당시에도 분기 매출은 최소 9조원을 넘겨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유가가 떨어지면서 그에 따른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판매물량도 감소해 매출이 부진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두바이유 기준 평균 배럴당 65달러대에서 3월 23달러대까지 급락했고 4월까지 회복되지 못하다 5월부터 차츰 상승해 6월 40달러대까지 올라서는 흐름을 보였다.
5월부터 이뤄진 유가 회복세에 중동 원유공식판매가(OSP) 하락 효과가 더해져 수익성 개선에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OSP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에서 아시아 지역에 원유를 수출할 때 국제유가 가격에 추가로 붙이는 프리미엄을 말한다.
이에 1분기 1조 7000억원대의 역대급 영업적자를 불렀던 재고관련손실이 전 사업군에 걸쳐 줄었는데 주력인 석유사업에서 전분기 대비 7544억원, 석유화학에서 666억원의 손실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사업은 전분기보다 1조 2000억원 가량 개선된 영업손실 4329억원을 기록했으며 화학사업은 898억원 영업적자에서 68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윤활유도 같은 기간 29.4% 증가한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소재사업도 61.9% 늘어난 437억원의 이익을 내며 거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OSP 하락과 유가상승으로 원유 구매시점과 시장 투입시점이 1달 이상 차이나며 발생하는 래깅효과로 석유사업 마진이 개선됐고 화학사업에서 재고관련 손실과 연료값 하락에 따른 변동비가 감소했다"면서 "윤활유사업은 원가 하락에 따른 마진 개선이 이뤄졌으며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판매 증가로 소재사업도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로 점차 정제마진이 개선됨에 따라 실적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정제마진이 통상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선에 한참 못미치는 0달러 내외를 기록 중이고 상반기 누적 적자도 2조원을 넘어서는 등 어려운 시황이 계속돼 회사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황악화에도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부 그린뉴딜 정책과 부합하는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확장을 아직 초기지만 준비하고 있고 배터리 사업에서도 2023년 연산 70기가와트시(GWh) 달성을 위한 해외 거점 증설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해 수주한 현대기아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도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명영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어 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