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靑추천 김오수 전 법무차관 감사위원 제청 2차례 거부
'제2의 윤석열 사태'로 확산?...최 감사원장 거취 주목
◆…청와대는 29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감사위원에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2차례 묵살했다는 보도와 관련,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최 원장에 경고했다. 청와대 정문 전경 (조세일보 자료사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9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감사위원에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2차례 묵살했다는 보도와 관련,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최 원장에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이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제청을 요청한 것은 사실인가'라고 묻자 "인사에 관련한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청와대 입장은 최 감사원장이 김 전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 제청을 거부하더라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향후 최 감사원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감사원장은 '(김 전 차관이)친(親)정부 인사이기 때문에 내가 그것을 못한다'라고 하는 말까지도 서슴없이 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또 감사원의 조사를 받고 나온 사람들의 주장을 근거로 "(최 원장이) '너희들은 대통령이 시키면 무조건 다하는 사람들이냐'는 발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 원장이 거부한 인사가 김 전 차관인지를 묻는 질의엔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최 원장이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등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송 의원이) 최 원장이 한 발언이라고 소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월성 1호기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의 조사를 받았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의 송기헌·소병철 의원 등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국민 대다수 지지를 받은 공약이라는 주장에 '41% 지지율을 국민 대다수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한 게 전부"라며 "정치권의 눈치를 봤다는 비난은 피해야 한다는 게 우리(감사원)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최 감사원장은 2017년 12월 인사청문회때 "만일 청와대로부터 특정 인물의 제청을 요구받더라도 과연 그 인물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는 분인지 검토해 적임자를 제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차관은 소위 '조국 사태'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지지했었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불리한 쪽으로 결론을 내려 한다는 의혹이 일자, 청와대와 여권이 연일 최 원장을 압박해 일각에서는 '제2의 윤석열' 사태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2020년 2월 감사원 강당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감사원 제공)
감사원장의 임기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2018년 1월 취임한 최 원장의 임기는 4년이 되는 2022년 1월까지이나, 문 대통령이 김 전 차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최 원장의 거취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취임 당시 여권 인사들의 찬사를 듣다가 '조국 사태'와 '월성 1호기 감사'라는 초대형 이슈로 정권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자 순식간에 '문제 인사'로 낙인이 찍힌 최 원장과 윤 총장의 상황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4대 권력기관에 포함되진 않지만 공직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막강한 감사 권한을 가진 감사원 수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신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