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흑연 쾌삭강 포스그램을 정밀 가공해 제작한 기계 부품.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세계 처음으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 포스그램(PosGRAM)을 개발하고 양산제품 판매확대에 나섰다고 13일 밝혔다.
쾌삭강은 단면이 원형이면서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 제품 중 하나로 절삭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리는 특징이 있다. 주로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 전기·전자, 사무자동화 기기의 정밀 부품 제작에 사용된다.
이번 흑연 쾌삭강은 열처리를 통해 균질한 조직을 구현해 어느 방향으로 절삭을 하든 같은 절삭성을 나타내며 주변 자기장에 쉽게 자석화되는 특성 덕분에 솔레노이드 밸브(원통형으로 감은 전기 코일에 전기를 흘려 발생하는 전자기력으로 쇠막대(plunger)를 움직여 구동하는 밸브)와 같은 정밀제어 부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기존 쾌삭강에는 절삭성 향상을 위해 납이 첨가됐다. 다만 납은 제품의 생산·가공·재활용 처리 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공기 중에 퍼져나가 작업자에게 염증이나 신경계 손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유해물질 제한 국제 지침인 RoHS(EU의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제한지침)와 ELV(EU의 폐자동차 처리 지침)에는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대 0.1%로 규정하고 있으나 납쾌삭강은 대체 소재가 없어 예외 규정을 두고 최대 0.35%까지 허용해왔다.
앞서 포스코는 2017년부터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을 대체하도록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흑연 입자 분포·제어 기술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생산 라인에서 양산 제조기준을 정립했다. 연초 연구·판매·생산을 아우르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6월 고객으로부터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판매에 돌입했다.
쾌삭강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톤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납을 함유한 제품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납쾌삭강 생산 업체가 없어 연간 2만 3000여톤을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왔다.
포스코는 "포스그램 양산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쾌삭강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면서 "제품 판매확대를 위해 고객사별 설비 특성에 맞춰 절삭 조건과 공구 선택에 대한 솔루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외 자동차사와 가전사 등을 대상으로 부품 인증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