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매각가 2만8750원은 14일 종가보다 50원 높는 수준
SKC, 미래성장사업 주력…현대백화점, 뷰티사업 진출 기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C는 보유하고 있던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4%(419만841주)를 1205억원 상당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HCN으로 넘겼습니다.
SK바이오랜드는 최대주주인 SKC가 현대HCN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주당 인수가는 2만8750원입니다.
SK바이오랜드가 현대HCN으로부터 받기로 한 총 양수도금액은 1204억8667만8750원이며 처분 예정일자는 오는 10월 16일입니다.
SK바이오랜드는 지난 6월 26일 실사 완료 후 매매조건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SKC는 SK바이오랜드가 천연 화장품원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과감하게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연결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성장재원을 확보한 SKC가 모빌리티, 반도체 등 미래성장동력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개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천연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인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SK바이오랜드는 지난 1995년 설립된 뒤 2015년 SK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랜드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억원, 30억원을 나타냈습니다.
SK바이오랜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화장품원료가 241억원(51.8%)으로 가장 많고 건강기능성 식품원료 153억원(32.9%), 의약품원료 9억원(2.0%), 의료기기 외 62억원(13.3%)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현대HCN의 6월 말 현재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7540억원, 부채총계 104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에 불과해 우량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HCN이 1년 이내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665억원 규모이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20억원, 매출채권 417억원, 기타 금융자산이 4013억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SK바이오랜드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SK바이오랜드의 18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900원(3.1%) 내린 2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액면가는 500원입니다. 이날 거래량은 604만9541주로 전거래일보다 6.6배 상당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M&A(인수합병)가 성사될 때 피인수기업의 주가는 오르고 인수기업의 주가는 내리는 것이 통상적인 패턴입니다.
이날 피인수기업인 SK바이오랜드의 주가가 내린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이며 경기 침체를 우려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폭락으로 인해 SK바이오랜드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SK바이오랜드의 주가는 장중 한때 3400원(11.9%) 오른 3만2100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날 장중 변동폭이 15% 상당에 이르렀습니다.
인수기업인 현대HCN의 18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0원(4.0%) 빠진 38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액면가는 500원입니다. 거래량은 72만9826주로 전거래일에 비해 3.9배 증가했습니다.
현대HCN이 SKC로부터 사들인 SK바이오랜드 주당 가격은 2만8750원으로 14일 종가인 2만8700원에 비해 50원 높은 가격입니다. M&A 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3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지불 없이 사들인 셈입니다.
SKC는 18일 시장이 급락하면서 SK바이오랜드의 주가도 매각가격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손실 없이 매각을 잘 치뤄낸 셈입니다.
증권가에서는 SKC의 과감한 SK바이오랜드의 매각으로 SKC가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현대백화점 그룹은 뷰티·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 서로 윈-윈하는 거래가 된 것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