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김여정, 국정 전반 위임 통치"
"김정은, 김여정 등에 일부 권한이양"
BBC, 김여정 이번 달 두 번의 고위급 회의에 참석 안해
블룸버그, 부분적인 권력 이양은 과장된 표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에게 북한의 국정운영 권한을 이양하는 이른바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통치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며 이날 회의 내용을 전했다.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위임통치는 김여정 부부장이 다 하는 것이 아니고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대미 정책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하고 이양된 권한이 가장 많으며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도 당 고위직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국정 권한 이양 이유에 대해서 "첫째는 김 위원장이 9년간 통치하면서 높아진 통치스트레스를 줄이고, 두 번째는 정책 실패 시 책임 회피, 즉 위임받은 쪽에 책임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권한을 이양한 것이고 후계자를 결정하거나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이사장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임통치는 "김정은이 병상에 누워서 더 이상 통치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때나 쿠데타에 의해서 실권을 했을 경우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그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번 김정은 위중설 오보사건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북한 국정운영 권한 이양에 대해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김여정 부부장의 그동안 대외 행보에 주목하며 단순히 김정일의 측근이 아닌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을 때도 김여정이 강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어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수요일 노동당 총회 등 여러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인용하면서 오히려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BBC도 일부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 달 두 번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이날 국정원의 정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두연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의 의견을 인용해 "북한 체제를 고려할 때 부분적인 권력 이양이 있다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