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최종 업데이트한 화웨이와 그 자회사에 대한 Entity List(거래제한 명단)이 관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반도체 관련 시장조사회사 트렌드포스는 22일,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확대가 5대 주요기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급업체는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제조된 부품을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먼저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디어텍은 17일 이후 화웨이가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출하가 불가능하게 됐지만 2021년 이후 출시할 고급 스마폰을 목표시장으로 삼아 5G AP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Unisoc는 중국시장을 목표로 출시될 보급형 모델의 AP 공급업체로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화웨이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RF IC제조업체 리치웨이브(Richwave)는 미국 기술이 포함되지 않는 와이파이6(WiFi6) 제품으로 대체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TDDI(터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공급하는 노바텍(Novatek)과 포컬테크(FocalTech) 중 노바테은 다양한 제품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영향이 거의 없겠지만 포컬테크는 단기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의 경우 TSMC는 이미 주문을 차단했으며 SMIC와 Win Semi도 곧 미국 제재에 따라 화웨이로의 선적을 중단할 예정이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부문이다.
두 번째는 디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으로 화웨이는 대부분 상품시장에서 구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메모리 공급업체들은 다른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으며 제재로 인한 재고 누적은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화웨이의 메모리 제품 수요량이 샤오미나 오포, 비보와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수요 강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스마트폰 시장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화웨이가 현재 모유하고 있는 재고와 9월15일까지 조달할 부품을 감안, 2020년 출하 가능한 대수는 약 1억9000만 대에 달하지만 제재효력이 발효되면 내년 화웨이가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3000만대~5000만대에 불과하다.
샤오미, 오포, 비보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대부분 메꾸게 되겠지만 삼성전자의 일부 중저가 단말기도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네 번째로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AMOLED 생산능력은 충분한 반면 공급업체간의 경쟁은 심화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LTPS 패널은 화웨이가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5G 기지국을 보면 미국은 지금까지 화웨이에 대한 제재 엄포만 했을 뿐 지속적으로 발효를 미루면서 부품이 고갈된 최악의 상황은 만들어 오지 않았다. 현재 화웨이는 2021년까지 기지국에 필요한 칩 재고는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5G 기지국용 베이스밴드 칩인 AAU와 BBU로 자체 개발한 칩 세트이기는 하지만 TSMC의 7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잉요해 생산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TSMC의 공급을 제한할 경우 올해 당장 기지국 구축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