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 가능
기상청 "비보다 바람 피해 커…시설물 관리와 안전" 당부
◆…[사진=기상청]
타이완 인근에서 발생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일본을 거쳐 제주도 서쪽 해상을 따라 북상 중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전남, 전북남부, 경남남해안 일부 지역에 태풍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최대순간풍속 144km/h(40m/s) 이상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40mm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27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라도와 제주도,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mm(제주도산지 500mm 이상)이며 경남남해안과 경북서부내륙은 최대 150mm 그 밖의 전국에는 30~100mm다.
태풍은 오후 4시경 제주도(제주시 기준)에 가장 근접한 뒤 오후 8시 전남 흑산도에 접근하고 다음날인 27일 오전 4∼5시 사이 서울에 가장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전 5∼6시에는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오후 3시 중국 하얼빈 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바비는 강수보다 강풍에 의한 위험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까지 제주도와 서해안 중심으로는 초속 40~60m(시속 200㎞)의 강풍이 이어지며 수도권과 충청도, 전라도 등에서는 초속 35m, 그 밖에 강원도, 경상도 동쪽 등의 지역에서는 초속 20m의 강풍이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라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하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근접하기 전인 27일 오전 3시경 태풍 바비의 강도는 '강'이며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은 초속 43m(시속 155㎞)로 예상된다.
바비가 서해 중부해상에서 인천 쪽으로 경로를 잡게 되면 서울 근접과 아침 출근 시간이 겹칠 수 있어 시설물 피해나 2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 현황 및 전망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과거 경로가 유사했던 2019년 태풍 링링과 2012년 태풍 볼라벤을 빗대어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예상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이번 태풍 바비는 링링과 볼라벤에 비해 바람의 풍속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과거 피해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태풍 북상 속도나 강도에 따라 그 값이 변동될 순 있다”고 전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태풍의 서진을 방해하는 건조한 공기의 영역이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태풍의 동진을 저해할 수 있는 고기압 영역이 위치해 있어 아직까진 유동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19년 태풍 링링은 흑산도에서 일 최대순간풍속 초속 54.4m에 피해규모 333억 원, 인명피해 4명을 기록했고 2012년 태풍 볼라벤은 완도에서 일 최대순간풍속 초속 51.8m에 피해규모 6364억 원, 인명피해 11명을 기록했다.
◆…[사진=YTN]
제주도에는 서쪽 약 200㎞ 해상에서 시속 22㎞ 속도로 북상하며 최대풍속은 초속 45m에 중심기압 945hPa(헥토파스칼)로 다가오는 바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 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2시 기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과 색달동, 성산읍 등에서 약 260여 세대의 전기가 끊겼고 도로의 가로수나 신호등이 쓰러지거나 중앙분리대가 휘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곳곳에서 시설물 피해 잇따르고 있다.
또한 한라산 입산이 통제됐으며 모든 여객선과 제주국제공항 항공편이 전면 결항됐다.
제주도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690명과 장비 189대 등을 동원해 안전조치에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