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를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한다는 뜻으로 들려 놀랐다"
"신앙인들에겐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
정부-교회 협력기구 제안, '차별방역인증마크' 제도 도입 등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관계자들이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간담회 모습 (사진=청와대)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예장 통합 총회장, 부산 백양로교회 담임목사)은 27일 "정부관계자들이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목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기독교 지도자 1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기독교계 대표로 나서 "교회 예배자 중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와 참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작심한 듯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그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난 24일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을 거론한 뒤, "물론 3단계 격상을 고민하시는 대통령의 고심과 종교단체들이 보다 방역에 협조해 달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예배)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힘줘 말했다.
김 목사는 또한 감염병 전문가들이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한 점을 언급한 뒤 "감염병 시대에 정부와 교회의 뉴노멀의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문명사적인 대전환적인 위기의 시대에 이제 정부와 교회가 감염병과 함께 가야 할 뉴노멀의 방향이 제시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방역을 앞세워서 교회를 행정명령하고, 또 교회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은 국민들께 매우 민망할 뿐"이라고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대통령이 기독교의 특성을 이해했으면 한다. 한국 교회는 피라미드 구조나 중앙집권적 구조가 아니라 지향점이 다른 여러 교단이 있다.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물론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가 한두 주, 한두 달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볼 때 대책이 없이 교회 문을 닫고 예배를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체 교회를 막는 지금 형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도 이 방식은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특히 농어촌 교회들에서는 온라인 방식의 비대면 예배가 이뤄지기 어렵다. 개척교회와 농어촌 교회가 70% 넘는 현실을 감안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대안으로 "정부와 교회의 협력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며 "기독교계와 중대본, 지자체가 협의 기구를 만들고 방역을 잘 하는 교회는 차별방역인증마크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 인증받은 교회는 방역 수칙에 따라 현장 예배를 드리고, 수칙을 어겨 확산이 되면 분명한 책임을 묻고, 몇몇 교회에서 확산되면 지자체장이 엄격한 원칙을 가지고 제지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