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판부 검사에 희망 메시시
"폼나는 사건 맡은 '특수부' 소수 승진 기회 바꿔야"
여검사 승진 함께 평가…강력부에 사상 최초 여검사 발탁
상관에게 폭언 들은 고(故) 김홍영 검사 사례도 언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한두 건의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의 기회가 집중된 것을 바꿔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형사·공판부에 전념해온 우수 검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직의 공정과 정의가 있어야 하는 일에도 공정과 정의에 매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27일) 하반기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585명과 평검사 45명 등 630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발령은 다음달 3일 자로 시행된다. 이번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지금까지 한두 건의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직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돼왔다"며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업무 스트레스와 상관의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를 언급했다. 추 장관은 "일선 형사부 검사들도 민생사건을 한달에 평균 많게는 2백건이 넘고, 적게 잡아도 150건씩 처리하면서 많은 고충을 느끼고 있다"면서 "새내기 검사 김홍영이 희망과 의욕을 포기한 채 좌절과 절망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떠난 것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온 조직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여성 검사를 주요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법무부는 여성 검사 중 법무부 과장에 6명, 서울중앙지검 부장에 4명, 지청장에 3명, 지검 차장에 2명을 보임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을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수사를 맡았던 원신혜 검사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에 임명됐다.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우수 여성검사들을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발탁했다"며 "또한 검찰 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강력부에 여검사 두 명을 발탁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거론한 두 명의 여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으로 발령 난 원지애 대검찰청 마약과장과 부산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 임명된 김연실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다.
이러한 여검사 발탁 배경으로 추 장관은 암 투병으로 숨진 여검사의 사례를 들었다. 추 장관은 "N번방 사건이 충격을 준 무렵 한 여검사가 암 투병 끝에 피붙이 아기와 가족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며 "격무와 스트레스가 과중했던 것이 원인이었으리라 짐작돼 참 슬프고 안타까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금 전체 2212명 검사 중 700명의 여검사가 활약 중"이라면서 "제가 검사시보를 했던 1983년에는 딱 두 명의 여검사가 있었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과가 이뤄졌고, 능력도 뛰어나 이제는 여성 검사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극복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27일 하반기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585명과 평검사 45명 등 630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법무부가 전날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며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였던 정진웅 형사1부장 검사가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은 대부분 지방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이번 인사는 최근 개정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개편된 대검의 직제가 반영됐다. 법무부는 검찰 직제개편을 추진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통과시켰다.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직제 개편에 따라 중앙지검의 차장 4명 중 1~3차장은 형사부 수사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 1·2부와 경제범죄형사부 등은 4차장 산하로 편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