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2020~2024년) 재정지출 年 5.7%↑
재정수입은 연평균 3.5%에 그쳐
2022년엔 국가채무 1000조원 넘어
올해 추가경정예산 재원의 상당수를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5%(본예산 기준 39.8%)까지 올랐는데, 이 비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서다. 특히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로 국세수입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태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이라든지 과세기반을 늘리는 등 과감한 재정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중기 재정운용계획(2020~2024년)상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늦추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재정지출(총지출)은 이 기간 동안 연평균 5.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2020년 546조9000억원(3차 추경 기준)에서 2021년 555조8000억원, 2022년 589조1000억원, 2023년 615조7000억원에 이어 2024년 64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재정수입(총수입)은 연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470조7000억원에서 내년엔 483조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2022년 505조4000억원, 2023년 527조8000억원, 2024년 552조2000억원 걷힐 것으로 보인다.
재정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세수입은 내년 이후에 '경제 회복'이란 장밋빛 전망에도 연평균 2.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만 보더라도 국세 수입은 올해보다 1.1% 소폭 늘어난 282조8000억원으로 관측되고 있다. 본예산(292조원)에 비교하면 3.1%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숙제로 남는다. 올해 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비율(43.5%)은 이미 40% 벽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세입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채무비율은 크게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839조4000억원인 국가채무는 내년 945조원으로 더 늘어난다. 이때 국가채무 비율은 46.7%까지 오른다. 2022년은 처음으로 국가채무 비율이 50%(50.9%)대에 진입하게 되는데, 국가채무 규모는 무려 1070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비율은 2023년 54.6%, 2024년이 되면 58.3%까지 치솟는다.
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내년 GDP 대비 109조7000억원(–5.4%)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망이라면 2023년까지 마이너스(-) 6%대(5.9%)에 근접했다가, 2024년 –5.6%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 재정 지속가능성 어떻게… |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단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의무지출 비중 증가 추세를 감안해서 유사·중복, 저성과, 집행부진 사업 등을 중심으로 재량지출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관행적 출연·보조사업 존속 필요성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특히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한국판 뉴딜 등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면서 재정투자의 효과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세입기반을 늘릴 도구로는 비과세·감면 정비를 꼽았다. 기존 비과세·감면제도 중 실효성이 낮고 불요불급한 항목을 중심으로 정비를 적극 검토하고, 부처별 자율평가를 내실화하는 등 조세지출 성과관리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노력 세수'도 거론했다.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OECD BEPS' 프로젝트의 국내 입법·보완 절차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을 확대하는 등 역외세원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체납액 납부를 촉진하고자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대상을 늘린다.
또 재정준칙, 보완지표 도입 등을 통해 재정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재정자금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시장상황에 맞춰 국고채 발행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