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에도 주택사업 양호해 선방
◆…대형건설사 2019~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 변화.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선방한 상반기 성적표를 내놨다. 해외사업 지연 등 코로나19 영향에 전반적으로 외형이 축소됐으나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분양사업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주택사업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사업군이 개선돼 일부 회사들은 큰 폭의 이익 반등을 일구는데 성공했다.
◆…대형건설사 2019~2020년 상반기 영업실적 증감률.
포스코건설이 3배 이상의 이익상승으로 가장 돋보이는 개선세를 내비쳤고 SK건설도 플랜트 개선으로 1분기 최대 영업익을 기록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대림산업은 10% 이상 이익을 끌어올리며 지난해 첫 연간 영업익 1조클럽에 가입했던 호조세를 이어갔고 이밖에 한화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은 매출 감소에도 이익 개선세로 양호한 수익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주택 외 타 사업부문의 부진이 컸던 나머지 대형사들은 실적이 다소 후퇴해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현대·대림·GS·대우·포스코·현대ENG·롯데·SK·HDC현산·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200% 이상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대형건설사 2020년 상반기 영업실적.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9444억원, 영업이익 2173억원, 당기순이익 2246억원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3.1%, 영업이익이 225.3%, 순이익이 374.8% 늘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부진했던 1.9% 수준에서 5.5%로 3.6%p 뛰어올랐다.
이 회사는 1분기 1209억원으로 2017년 1분기 1378억원 이후 3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회복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외형 확대와 함께 지난해 상반기 94.5%까지 치솟았던 원가율이 90.6%로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이에 매출총이익이 369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93.2% 늘어 판관비가 22.3% 증가했음에도 견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각 사업군 중 건축부문이 작년동기 대비 16.7% 증가한 1654억원의 영업익으로 전사 실적을 이끈 가운데 인프라손실이 140억원 가량 줄었고 플랜트가 531억원 영업손실에서 508억원 흑자로 돌아선 부분이 주효했다.
SK건설은 2년 전 외부 악재가 연달아 이어지며 700억원대 분기 영업적자를 냈던 부침을 털어내고 안정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3조 8381억원, 영업이익 2035억원, 당기순이익 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에 비해 순이익만 27.1% 감소하고 매출이 6.2%, 영업이익이 58.2%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작년보다 1.7%p 상승했다.
2018년 해외사업장 사고 이후 대형 프로젝트 중단 등 외부악재가 겹친 탓에 3분기 영업이익 26억원에 그치고 4분기 731억원의 적자까지 기록했던 SK건설은 지난해 4분기 첫 1000억원대 분기 영업익을 기록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는 1256억원으로 영업익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상반기 매출원가율 90.0%로 전년도보다 3%p 개선을 일궈냈고 건축주택 부문이 작년동기 대비 3.7%의 매출 감소에도 34.2% 늘어난 매출총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그동안 수익성이 부진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주력사업 플랜트가 같은 기간 91.3% 증가한 1912억원의 매출총이익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전사 실적을 이끌었다.
대림산업 역시 플랜트 사업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업계 톱 이익 달성 기조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114억원, 영업이익 5965억원, 당기순이익 4117억원의 성적을 받았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6.8%, 영업이익이 11.5%, 순이익이 7.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0.5%p 뛴 11.9%로 집계됐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상반기에 영업익 5000억원을 넘긴 대림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연간 1조 1301억원의 53% 가량을 이미 달성하면서 코로나19 지속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전망을 밝게 했다. 지속된 원가절감 노력으로 매출원가율이 지난해보다 1.1%p 개선된 81.9%를 기록하며 9086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거둬 판관비가 3122억원으로 19.7%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 주택부문 외형이 전년동기 대비 1.0% 축소됐으나 4626억원으로 2.4%의 영업익 신장을 일궈낸 가운데 플랜트가 같은 기간 111.0% 증가한 7571억원의 매출과 488.3% 늘어난 1091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오랜 부진에서 벗어났다. 플랜트부문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해오다 지난해 영업이익 1336억원으로 7년 만에 적자에서 탈피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쏜 바 있다.
한화·대우·현산, 원가·비용 절감해 수익성 선방…악재 턴 삼성도 소폭 반등
한화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8533억원, 영업이익 1687억원, 당기순이익 939억원의 실적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7.4%, 12.3%씩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4.7% 늘어난 성적표다. 영업이익률은 9.1%로 1.1%p 개선됐는데 2018년부터 이어진 원가절감 노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2017년 해외사업장 공사 지연 문제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었던 이 회사는 당시 연간 매출원가율이 95.6%에 달했으나 2018년 87.3%, 지난해 87.0%로 꾸준히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해왔다. 올 상반기에는 해외사업 외형 축소로 전사 매출이 줄었음에도 원가율이 85.1%로 작년동기보다 1.7%p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4.4% 늘어난 2767억원의 매출총이익을 올렸다.
특히 해외부문은 대외문제로 매출이 작년 대비 35.3% 줄어든 3204억원에 머물렀지만 매출원가율이 8.4%p 개선된 80.5%를 기록하며 매출총이익이 625억원으로 되려 14.1% 증가했다. 국내 사업도 매출 1.1%, 매출총익 5.3% 늘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 484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7%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717억원으로 3.7%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5.0%로 0.7%p 상승했다.
지난해 초 변수로 작용했던 해외사업장 관련 중재판결 영향에서 벗어나자 수익성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당시 판결 문제 관련 기저효과도 작용한 모습이지만 작년 2분기 1578억원 이후 차츰 줄어들었던 이익규모도 올 2분기 1481억원으로 4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사 기준 바이오부문이 흑자전환했으나 패션, 리조트 등이 적자를 기록하고 상사부문도 40% 가량 영업익이 후퇴한 상황에서 건설부문의 이익 비중이 70.5%에 달해 하반기 개선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대우건설도 매출이 줄었으나 양호한 원가율 흐름을 유지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소폭의 이익개선을 이뤘다. 이 회사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9490억원, 영업이익 2021억원, 당기순이익 1143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서 매출이 7.3%, 순이익이 13.4% 감소했지만 영업익이 0.9% 늘어난 실적을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7%에서 5.1%로 0.4%p 올랐다.
단순 매출원가율이 89.7%로 작년보다 0.4%p 높아졌으나 90% 미만대를 유지한 가운데 판관비가 19.5% 감소한 2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대손상각비 등이 줄어들면서 원가·비용을 합해 7.7%의 절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탓에 해외사업에서 다소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주택건축 부문 영업이익이 7.6% 줄어든 2342에 그쳤으나 여전히 회사 실적을 이끌어간 모양새다. 1분기 흑자를 냈던 토목과 플랜트는 2분기 손실로 상반기 각각 194억원, 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토목부문의 영업적자가 전년도보다 484억원 감소했고 플랜트도 19억원 가량 손실폭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9635억원, 영업이익 2846억원, 당기순이익 20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7%, 4.3%, 12.8%씩 줄어든 성적표를 공개했다.
수익지표가 일제히 감소한 모습이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개선됐는데 영업이익률이 1.7%p 상승한 14.5%로 대형사 최고 수준을 내비쳤다. 매출원가율이 2.5%p 개선된 80.4%로 업계에서 가장 양호했으며 판관비도 985억원으로 3.3% 줄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 사업부문 중 자체공사가 매출 67.9%, 영업익 87.4% 감소로 비중이 크게 줄었으나 외주주택의 외형이 11.8% 확대되고 영업이익도 2배 이상 늘어난 2445억원을 기록해 상쇄해냈다. 규모는 작지만 토목부문도 전년도 118억원 영업적자에서 53억원 흑자로 돌아서 힘을 보탰다.
롯데·GS·현대家, 원가부담 늘고 플랜트 발목
롯데건설과 GS건설은 지난 2018년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한 뒤로 다소 힘이 빠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의 상반기 실적은 별도기준 매출액 2조 5051억원, 영업이익 1938억원, 당기순이익 1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에 비교해 매출이 6.2%, 영업이익이 13.0%, 순이익이 32.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7.7%로 0.6%p 하락했다.
2013년 연간 501억원의 영업익에 그치며 암흑기를 겪은 뒤 2018년 역대 최대치인 4823억원까지 5년 연속 상승가도를 달렸으나 지난해 3066억원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올해도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그나마 작년 2분기 1152억원의 영업익 이후 3분기 639억원, 4분기 201억원으로 큰 폭의 이익감소세를 보인 것과 달리 올 1분기 902억원, 2분기 1036억원으로 다시 차츰 상향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87.5%로 전년동기보다 0.7%p 높아져 원가부담이 늘었지만 판관비가 1198억원으로 같은 기간 7.8% 감소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GS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9888억원, 영업이익 3362억원, 당기순이익 2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교할 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3.6%, 15.4%, 21.1%씩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6.7%로 전년도 7.7%p 대비 1.0%p 낮아졌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도보다 줄어든데다 매출원가율이 1.4%p 높아진 88.0%를 기록해 다소 주춤했다. 다만 판관비가 2604억원으로 12.8% 줄어들며 영업이익 규모가 대림에 이은 대형사 2번째 수준에 올랐다.
이 회사 역시 2013년 해외사업장 대규모 손실 이후 2018년 창사 첫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할 때까지 매년 실적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지난해 2분기 2059억원의 영업이익 이후 4분기 연속으로 차츰 우하향 기조를 보이는 점이 아쉽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현장 부진에 플랜트 부문이 6.4% 외형 성장에도 1260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서며 발목을 잡았다. 이와 달리 건축·주택이 25.1% 늘어난 4320억원의 영업이익과 15.3%의 이익률로 이 부문 강자임을 입증했고 모듈러 사업으로 대표되는 신사업부문이 약 1.8배의 매출 신장과 더불어 14배 가량 늘어난 228억원의 영업익을 거둬 플랜트 부진을 만회했다. 인프라부문도 전년도 50억 영업손실에서 166억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家 형제는 소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원가부담 증가와 함께 플랜트부문이 부진해 울상을 지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실적을 매출액 8조 6030억원, 영업이익 3192억원, 당기순이익 2660억원으로 집계했는데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만 0.5% 늘고 영업이익이 29.1%, 순이익이 23.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1.6%p 낮아진 3.7%에 머물렀다.
매출원가율이 작년보다 1.3%p 높아진 상황에서 판관비도 4300억원으로 6.4% 늘어 이익 하락폭이 커졌다. 다만 영업외수익이 6배 정도 증가한 762억원으로 개선된 모습을 드러냈다.
각 사업군 가운데 인프라·환경부문이 24배 가량 늘어난 1132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거뒀고 이익률도 8%p 상승하며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건축·주택의 매출총익이 5754억원으로 9.9% 줄었고 플랜트·전력에서 209억원의 매출총손실로 적자전환이 발생해 쓴웃음을 지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 55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31.2% 줄어든 1377억원, 당기순이익이17.2% 감소한 1395억원의 성적표를 썼다. 영업이익률은 3.9%로 작년보다 2.0%p 내려갔다.
이 회사도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전년도 89.2%에서 91.6%로 2.4%p 높아져 매출총이익이 2985억원으로 18.7% 감소했다. 그나마 판관비가 3.7% 줄어든 1607억원을 기록해 소폭의 비용절감을 이뤘고 외화관련이익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외수익도 4배 가량 늘어났다.
건축·주택부문에서 매출이 작년보다 21.9% 늘어난 1조 5016억원, 매출총이익이 57.0% 증가한 1923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였으나 외형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플랜트·인프라의 매출총익이 65.2% 줄어든 769억원에 그쳐 타격을 입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