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서 공개
미국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 밝히는 것은 처음
"중국이 3대 핵전력 완성에 거의 접근하고 있어"
중국,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즉각 반발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협상에 중국 참여 압박 분석
◆…지난 2019년 10월 중국 열병식에 등장한 쥐량-2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200기 정도이며 앞으로 10년간 그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의 전망이 나왔다. 중국은 사실을 왜곡했다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현재 200기 초반 수준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향후 10년 안에 최소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고 발표했다.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미국 국방부가 연례적으로 의회에 제출하는 것인데 중국의 핵탄두 보유 수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다.
채드 스브라지아 미국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중국이 3대 핵전력 중 두 가지만 보유해왔으나 핵 탑재가 가능한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3대 핵전력 완성에 거의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국방부의 발표는 사실을 왜곡했고 중국의 국방 정보를 제멋대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런 행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주권 국가의 정당한 권리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또 "미국의 국방비는 그 뒤 순위 10개국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냉전주의 사고를 버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국 국방부도 "미국 국방부 보고서는 제로섬 게임의 냉전식 사고방식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중국의 국방정책과 군사적 전략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공개한 것은 홍콩보안법 제정, 무역 갈등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의 핵전력 제한 논의 동참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하면서 중국이 3자 협상에 참여할 것을 거듭 촉구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거부해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고위급 외교 관계자는 "중국은 3자간 핵전력 제한 협상 참여를 환영한다"면서도 "그것은 미국이 핵무기를 중국 수준으로 줄이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러시아는 약 4300기, 미국은 3800기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