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애플과 구글, 아마존에 기술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들 회사들이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대응 방법을 들고 나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러 해 동안 미국 애플 등 기술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 시민들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극히 적은 세금만 납부해 온 관행에 불만을 가져오던 유럽연합이 소위 디지털 서비스 세(digital services tax) 부과를 결정했다.
지난 달 영국 정부가 디지털 세를 도입하는 것과 때를 맞춰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은 영국 기업고객만을 대상으로 특별한 요금체계를 변경해 적용함으로써 모든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검색 엔진과 소셜미디어 서비스 및 온라인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에 대해 2%의 세금이 추가되고 애플은 이에 맞서 영국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에게 지불하는 수수료율 체계를 변경했다.
즉 매번 앱을 구매할 때마다 지불하는 부가가치세 20%를 제외하고 애플과 앱 개발자가 남은 금액을 배분하기 전에 2%를 추가 공제하는 것으로 변경했으며, 구글은 영국에서 발생하는 광고와 유튜브를 통해 거둬들이는 광고수익에 대해 2%의 수수료를 인상했다.
구글 대변인은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서비스 세는 디지털 광고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종류의 세금 증가는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에 11월 청구서부터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1일부터 타사(써드 파티) 판매자에 대한 수수료도 2% 인상하며 “디지털 세가 논의 되는 동안에는 보류됐지만 법규가 통과되었기 때문에 추가 되는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소개료, 이행수수료를 인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세는 단지 영국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를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상과 무관하게도입을 했거나 도입할 예정이어 애플 등은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어 터키가 디지털 세를 새로 도입하자 애플은 앱스토어 판매가격을 7.5% 인상했으며 영국의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25%을 올린바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즉 애플은 각국의 조세제도와 통화가치에 따라 앱 스토어 수수료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대응은 돈만 벌어가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미국 기술회사로부터의 세수를 늘리려 하는 나라의 정치인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면 더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보내는 메시지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