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14일자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부임
지난달 정기인사 이후 단행된 '원포인트' 인사
'검찰 개혁 완수' 추미애 의지 작용했다는 평가
임은정 "갈 길 험하겠지만 가야할 길 담담하게 가겠다"
◆…법무부는 10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인사 발령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검찰 내부에서 '쓴소리'를 해왔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대검찰청에서 감찰 업무를 맡게 됐다. 지난달 말 단행된 검찰 정기인사 이후 추가로 나온 '원포인트' 인사다.
법무부는 10일 임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인사 발령했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오는 14일 자로 부임한다. 법무부는 "임 검사는 감찰 정책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사안에 관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감찰 강화를 통해 신뢰받는 검찰상 구현에 기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로 한동수 감찰부장과 함께 감찰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한 부장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의 위증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감찰 문제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정기인사 이후 이뤄진 별도의 '원포인트' 인사다. 보통 검찰연구관은 검찰총장을 보좌하기 때문에 총장이 인사 배치 후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대검과 협의 없이 임 부장검사가 감찰정책연구관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인사 발령한 배경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포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임 검사의 인사가 이뤄진 배경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는 추 장관이 검찰 내부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임 부장검사를 대검 감찰부로 보낸 이유는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추 장관의 의지가 내포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임 부장검사도 이러한 부분을 의식한 듯한 심경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대검 감찰본부로 발령 났다는 기사를 접하고 보니 갈 길이 험하겠다는 생각이 설핏 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할 길 담담하게 가볼 각오"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기사들을 보니, 대검연구관은 총장을 보필하는 자리인데 저 같은 사람이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검찰 내부의 일부 볼멘소리가 있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과거 검찰 인사나 검사 비위를 직설적으로 비판해왔기에 감찰 본부로 발령 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임 부장검사는 윤 총장을 견제할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보필(輔弼)은 '바르게 하다, 바로잡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전국칠웅의 하나인 제나라 명재상 안영은 군주가 나라를 잘 이끌면 그 명을 따르고 군주가 잘 이끌지 못하면 그 명을 따르지 아니하며 군주가 백성에게 허물을 저지르지 않도록 했다는 역사에서 보필하는 사람의 자세를 배운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임 부장검사는 "검찰은 사법정의를 재단하는 자이고, 감찰은 검찰을 재단하는 자"라면서 "감찰은 구부러진 검찰을 곧게 펴거나 잘라내어 사법정의를 바르게 재단하도록 하는 막중한 역할임을 잘 알고 있기에 발걸음이 무겁지만, 해야 할 일이고 가야 할 길이니 더욱 씩씩하게 가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검찰 내부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지적해왔다. 최근 검사장 인사에 반발하며 추 장관을 비판했던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의 발언을 두고 "난세의 간교한 검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작년에는 부산지검 검사가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이 적발됐지만 해당 검사에 대한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며 당시 검찰 수뇌부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