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체감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 75.5%
취업 예상기업은 중소 > 중견 > 대기업 順
"규제혁파 등 기업고용여력 확충에 매진 필요"
한경연, 4년제 대학 재·졸업생 4158명 설문 결과
#. 수도권 소재 대학생인 A씨는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내년 2월 졸업식이 끝나면 당장 실업자로 신분이 강등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쳐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기업들도 채용을 줄인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A씨는 "졸업식 전까지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을 해도 한 반(과)에 절반 이상이 직업이 없는 '백수'가 될 것이라는 절망감이 대학가를 엄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 과반인 55.5%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다. 졸업생들의 예상 취업률이 50%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조사대상의 60.5%에 달했다.
최근 5년(2014~2018년)간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들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대학생들이 느끼는 취업 불안감은 크다.
| 대학생 대다수는 "취업 작년보다 어려워"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대학생 10명 중 8명 정도인 75.5%는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이 응답률은 46.1%였다. 반면, 취업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는 비중은 올해 9.1%로, 1년 전(30.6%)보다 21.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도 2.5%에서 1.3%로 낮아졌다.
취업난이도를 반기별로 살펴보면, 대학생들의 과반인 56.8%는 올해 하반기 취업환경이 고용난이 심했던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보다 좋다'고 답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취업준비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체혐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확보 어려움(25.4%),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18.2%), 심리적 위축 가중(17.4%) 등 순이었다.
| 대기업 희망하지만…예상 취업 中企 비중 높아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공기업(21.5%), 대기업(16.8%), 정부(공무원, 16.8%), 중견기업(15.6%), 중소기업(11.8%), 외국계기업(9.0%), 금융기관(3.9%)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눈높이와 현실적인 취업 여건 간에 괴리가 있었다. 실제 취업이 예상되는 기업은 중소기업(25.0%), 중견기업(19.1%), 공기업(16.0%), 정부(15.9%), 대기업(8.6%), 외국계기업(6.0%) 등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중소기업의 취업 예상 비중이 7.7%포인트(2019년 17.3%→2020년 25.0%) 올라 가장 크게 늘었고, 대기업은 6.2%포인트(14.8%→8.6%) 떨어져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 비대면 채용 인식…긍정적 50.6%, 부정적 21.4%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최근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채용에 대해선 50.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부정적'이란 응답은 21.4%였다.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4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친행 단계의 비용과 시간 절약(28.6), 채용기회의 공정성 강화(17.1%), 평가기준의 객관성·공정성 강화(11.2) 순이었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대면방식보다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기 어려움(41.4%)'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정행위의 가능성 증가(25.8%), 시험·면접단계의 관리감독 미흡(19.4%), 전자기기 고장 또는 네트워크 오류 발생가능성(12.3%)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취업시장은 그야말로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다"면서 "청년들의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규제혁파·고용유연성 확보 등 기업들의 고용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