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럿 대법관 후보 지명식 참석자, 코로나 확진 속출
트럼프 보좌관·공화당 의원 등 감염돼…재선캠프 '빨간불'
지명식 행사 때 좌석 가깝게 배치, 방역수칙 무시 비판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연단 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연단 위 왼쪽)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참가자 중에서 다수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명식을 취재했던 취재진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언론들은 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이 '코로나19 슈퍼 전파'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지명식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에는 존 젠킨스 노터데임대 총장, 공화당 톰 틸리스·마이크 리 상원의원, 캘리언 콘웨이 전 보좌관, 크리스티 전 주지사 등 7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 출입기자 2명과 스태프 1명 등 언론인 3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지명식에는 배럿 대법관 후보자와 가족, 정치인, 학계 인사 등 150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당시 백악관은 좌석의 거리를 가깝게 배치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석자들이 악수하거나 포옹을 하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백악관이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무시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행사가 끝난 지 약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하면 관련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30일에는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도 1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 총책임자인 빌 스테피언 선대위원장과 공화당 론 존슨 상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TV토론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역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의 총책임자인 스테피언 선대위원장과 공화당의 맥내니얼 공화당전국위원회 위원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행사가 연기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배럿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진행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오는 12일 배럿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안전을 위해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의회에 의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울 경우 화상으로 청문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