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모두 긴장이 고조되길 피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조용히 처리
홍콩 전문가 "양측 모두 문제가 심각해지길 꺼리고 있다"
홍콩 대변인 "홍콩 사람에겐 정치적 망명이라고 부를 만한 이유 없어"
미국 공식 방침 "미국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대상만 망명 고려"
◆…(출처 연합뉴스)
홍콩 민주활동가 4명이 홍콩주재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으나 미국이 중국과 긴장을 피하기 위해 이들의 망명을 거부한 듯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이 홍콩독립을 주장하는 운동단체의 전 대표와 다른 구성원 3명이 홍콩 경찰에 체포된 뒤 발생했으며 이들도 망명을 계획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자사 기자가 민주활동가 4명이 미영사관에 들어가기 전 경비원과 대화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후 이들이 거부된 것으로 보이나 공식적인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의 소식통은 홍콩에 있는 중국 본토 관리들은 이들의 망명이 받아들여질 경우 발생할 외교 분쟁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들 중 한 명은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망명 관련 보도에 언급 없이 “기소된 홍콩인은 정치적 신념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독립된 사법부'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홍콩 사람에겐 정치적 망명이라고 부를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역 정치평론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본토와 미국의 공식 성명이 없는 이유를, 홍콩을 두고 중국과 미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공식적으로 홍콩 반정부 운동가들을 지지하고 망명 신청 대상으로 포함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더 나아가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 영사관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나 웹사이트에 있는 공식 방침엔 “미국법에 따르면 미국은 미국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에게만 망명을 고려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신문의 본토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가 이 사건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라우 시우카이 홍콩·마카오 연구협회 부회장은 “이 문제가 조용히 처리되는 것을 보면 양측 모두 상황이 심각해지길 꺼리는 것”이라며 “중국은 정치적 폭풍을 피하고 싶고 미국 쪽에선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을 고려할 때 미국 영사관이 폐쇄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영사관이 별로 유명하지 않은 활동가를 받아드렸다가 망명이 늘어날 수 있기에 실용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외교 공관이 친독립 세력에게 기반을 제공했다는 비난도 들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