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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핵보유국 인정 안돼…종전선언 앞서 비핵화 돼야"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0.10.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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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 CFYNI 주최 화상회의 "北, 파키스탄 모델 추구해"
"北 핵보유국 인정...역내 핵 군비경쟁-핵 확산 가능성 커 "재앙'"
헤리티지재단-세종연구소 화상세미나 "종선선언 앞서 비핵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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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역내 안보와 세계 비확산 체제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데 입을 모았다.지난 2018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극적 만남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tv방송 캡처)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역내 안보와 세계 비확산 체제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데 입을 모았다. 다만 비핵화 과정에 미·북 관계 정상화 논의가 포함될 필요는 있다는데는 동의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8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CFYNI)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여부'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입장을 정리해 29일 보도했다.

먼저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는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파키스탄 모델을 추구해 왔다”며 “북한은 결국 미국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믿어왔다”고 밝혔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역내 핵 군비 경쟁과 핵 확산 가능성 측면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했을 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북한 정권의 생존과 직결된 핵무기에 관해 '현실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더 의미있는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해 정권 생존이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정권 생존이 양자 관계와 합의문에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인도에 실질적 핵보유국 지위를 안겨준 미국·인도 간의 핵 협정 체결이 '매우 큰 실수' 였다”며 “이를 다신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의 '점진적 조치'가 병행되는 비핵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것이 표준적 접근 방식(standard fare)”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별개로 협상에 문제를 야기하겠지만 미·북 관계 정상화의 선행 조건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력 제안했다.

아울러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선 중국이 자신의 완충 국가가 없어지는 상황에 대해 묵인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카토연구소의 테드 갈렌 카펜터 박사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 억지력을 포기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펜터 박사는 “북한 비핵화가 점진적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양국 관계 정상화의 최종 결과물이 돼야 한다”며 “미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이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쉬운 작업이 아닐 것이며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양국 관계가 완전히 복원된다 하더라도 비핵화 달성의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루치 전 북핵 특사가 “미·북 간의 진정한 관계 정상화가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지거나 북한 당국이 핵무기 비보유국의 이점이 상당하다고 여길지는 미지수”라고 한 데 대해서 카펜더 박사는 “미·북 간에 '약간의 신뢰' 없이는 북한이 핵 억지력을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을 하루 빨리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미 행정부와 북한의 주변국이 계속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이 군사력에 대응한다면, 북한이 궁극적으로 모든 무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설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는 또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 능력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북한이 괌이나 일본에 위치한 미국 기지 혹은 미 본토에 핵 공격을 가할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와 병행해 미 행정부의 대북 외교의 목표가 비핵화이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명시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전직 국무부 관리는 이날 미 헤리티지재단과 한국 세종연구소가 '한·미 동맹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화상 세미나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에 앞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는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종전 선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박한 것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세미나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같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산물이어야 한다”며 “평화선언 또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북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전선언은 북한의 지속적인 대미, 대남 위협을 제거하는 구체적인 조치들을 필요로 한다”며 “종전선언을 먼저 한다고 해서 실제 종전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도 종전선언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북한이 바라는 것은 종전보다는 북한에 맞선 미·한 동맹의 전쟁 능력을 소멸시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종전선언을 먼저 할 경우 주한미군이나 유엔군사령부가 한국에 있어야 할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배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도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은 이에 대해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으로, 비핵화 협상 관련국들이 협상 플랫폼에 참여해 비핵화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그러면서 “일각에서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이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지만 종전 선언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고 한반도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기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미·한 안보협의회, 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진 데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해당 문구가 빠진 점에 대해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 최대한 현명하게 미군을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미 국방부의 세계적 평가에 초점이 맞춰진 메시지”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위협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문구가 빠진 데 대해 필요 이상의 관심이 표출됐고 지나치게 많은 의미가 부여됐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다만 어떻게 주한미군을 주둔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머지않아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고 국장도 “방위비 협상을 하는 동안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미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은 한반도 안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내퍼 부차관보는 “미·한 양측이 방위태세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조건 충족을 강조했고, 고 국장도 “전작권 환수 조건엔 이미 동의했고 의견 차이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전작권에 대해 양국의 입장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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