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 도입 취지·설계방안 발표
부동산·주식 등 비사업소득 2년연속 50% 넘는다면 과세
투자·부채상환·고용·R&D로 지출한 금액은 유보소득 제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개인유사법인 유보소득과세'에 대해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과세제는 개인 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고율인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정상적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기업들이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인유사법인 과세 범위를 명확히 하고, 투자나 연구개발(R&D) 등으로 지출한 금액에 대해선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적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19년)간 1인이 지분을 100% 보유하는 1인 주주법인의 수가 5만 개에서 28만 개로 급증했다. 기재부는 이를 두고 "제도적 보완이 없는 경우 현행 최고 42%까지 소득세를 내는 개인사업자와 최고 25% 법인세 적용을 받는 개인유사법인 주주 사이 세부담 불공평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부동산임대업으로 연간 5억원을 버는 사업자 사례를 들었다. 이 때 소득세율을 적용받는 개인사업자의 세금부담은 1억7460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법인으로 전환(1인 법인)해서 법인세를 적용받게 되면 세금은 8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기재부는 "법인 전환 후 법인세율로 과세되고 남은 금액을 배당 없이 유보해서 인위적으로 배당시기 조정·지연하거나 법인의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기획재정부)
정부는 이 과세제를 적극적·생산적인 법인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가 8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 ▲배당가능한 소득의 50% 및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유보소득을 보유한 경우 ▲유보소득 중 2년 이내에 투자·부채상환·고용·R&D를 위해 적립한 금액을 제외하고도 남은 유보소득이 있는 경우를 과세 요건으로 제시했다.
경제적 실질이 개인과 유사한 법인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서 적극적인 사업 활동 없이 남겨놓은 소득에 한해 과세하겠다는 것이 기재부의 방침이다.
예컨대 법인이 법인세 감면 후 소득 5억원이 발생한 경우 3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또는 2년 내 설비투자, 부채 상환 또는 급여비용 등으로 적립할 경우엔 세금이 매겨지는 배당 간주금액이 생기지 않는다.
이 과세제는 그간 누적된 사내유보금이 아닌 2021년 사업연도 이후 발생하는 '당기 유보소득'부터 적용된다. 배당으로 간주해서 먼저 과세된 금액은 향후 실제 배당을 할 때 배당소득에서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