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국내 여성들에게서 발병하는 여성암 중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히는데 전문의들은 99%이상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다만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HPV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백신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티파니여성비뇨의학과 김인경 원장. 사진=티파니여성비뇨의학과
티파니여성비뇨의학과 비뇨의학과 전문의 김인경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이를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자궁경부암에 걸리면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악성 종양이 생길 수 있다"며 "자궁이 있는 여성에게 발병하는 병이지만 남·여 모두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HPV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HPV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성접촉에 의해 이뤄진다. 만약 HPV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과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여성이 성접촉을 거치면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어 캐나다, 스위스, 뉴질랜드, 호주 등은 남성 청소년에게도 HPV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낮추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궁경부암이나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 존재 자체를 모르는 남성도 많다"면서 "남성이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옮길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진 남성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HPV 감염은 만 18~59세 남성 약 2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매우 흔한 질병"이라며 "대부분 증상이 없고 자연적으로 소멸되기도 하지만 일부 유형에 의한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외에도 남성에게도 생길 수 있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남녀 모두에게 필수적인 주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HPV는 증상이 없어 본인도 모르게 전파시킬 수 있다"면서 "대부분 성접촉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HPV에 감염된 남성이 매개체가 돼 여성에게 감염시켜 자궁경부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HPV 백신이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본인은 물론 상대를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HPV 백신은 3차에 걸쳐서 진행되며 되도록 1년 이내 3회 접종을 모두 마쳐야 효과가 있다"면서 "되도록 성관계 전 일찍 맞을수록 좋으며 성 경험이 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백신 접종을 마칠수록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