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적자 1700억원 달해…부채비율 높아 재무구조에 부담
보따리상 매출 늘어나면서 시내 면세점 점차 회복세 이어져
◆…호텔신라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호텔신라의 주가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실적 때문에 4개월여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9일 전거래일보다 400원(0.5%) 오른 7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호텔신라의 이날 거래량은 29만4057주로 전거래일에 비해 22% 가량 늘었습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만4697주, 641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1만8570주를 순매도 했습니다.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올해들어 매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니다.
호텔신라의 올해 적자 규모는 9월 말 현재 17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는데 가뜩이나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주가가 좀처럼 상승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텔신라의 별도기준 재무상태는 6월말 현재 자본총계 8608억원, 부채총계 1조973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29%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재무제표는 6월말 현재 자본총계 7676억원, 부채총계 2조536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30%에 달하고 있습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들의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인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호텔신라에 재무구조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호텔신라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 7.3%(286만5158주)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분 5.1%(200먼4717주), 삼성증권이 3.1%(120만주), 삼성카드가 1.3%(52만4863주), 삼성SDI가 0.1%(2만9316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故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이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 지분을 통한 경영권 장악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호텔신라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려 할 때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879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0.4% 감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98억원, -285억원으로 전년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점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호텔&레저 부문도 해외여행 수요가 줄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호텔신라의 면세점과 호텔 부문의 적자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다소 긍정적인 면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현대차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부정적인 국내외 면세점 및 호텔 영업환경을 감안해 올해와 내년 연간 수익 예상을 하향 조정한다”면서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는 시점이 주가 재평가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등으로 면세점 업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까지는 부정적인 실적 모멘텀으로 인해 주가의 빠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B증권 이동현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67% 성장했는데 이는 보따리상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대형 보따리상 수수료율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하고 소형 보따리상 비중이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상 상황으로 시내 면세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업황이 조금씩 정상화되면서 마진도 전분기 대비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실적 개선 요인은 중국 보따리상 덕분”이라며 “중국 보따리상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3분기보다 소폭 늘었고 B2B 사업을 하는 보따리상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호텔신라 면세부문이 개인 리셀러 비중 증가로 전체 할인율이 축소되고 있다”며 “개인 리셀러들은 기업형 리셀러보다 수익성이 좋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 수익성은 시내 면세점의 마진 개선 여부에 달려 있고 중국 내 견조한 화장품 수요에 힘입어 호텔신라의 시내 면세점 매출이 점차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