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전직 대표에 직무정지…현직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문책경고
신한금투·KB증권 업무일부정지…대신증권 반포WM센터 폐쇄 처분
◆…사진=라임자산운용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직무정지와 문책경고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대해서는 업무일부정지와 과태료, 대신증권에 대해서는 반포WM센터 폐쇄와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금감원은 10일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세번째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를 열고 이들 3개 증권사와 전현직 CEO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의위원회는 심의대상이 대규모 투자자 피해 및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중요 사안인 점 등을 감안해 법률대리인 등 증권사 측 관계자들과 검사국의 진술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고 제반 사실관계 및 입증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 매우 신중하고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제재심에서는 라임 사태 당시 근무한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KB증권의 박정림 현 대표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현 금융투자협회장인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 등이 개인 징계 대상에 올랐다.
제재심은 이 중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와 김형진 전 신한금투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에게 직무 정지 상당 처분을 의결했다. 현직인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문책 경고를 받았다.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내렸다.
라임 사태와 별도로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투자 사기' 논란을 낳은 호주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동안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중징계 처분을 받은 CEO 중 유일한 현직인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이번 문책경고 결정으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 대표는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장인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도 향후 거취에 영향을 받게 됐다. 금투협은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금융사가 아니라 금융유관기관이기에 현직을 수행하는데 법적 문제는 없지만 현 증권업 전체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중징계가 최종 확정된다면 거취에 대한 업계 안팎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제재심은 기관 제재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 폐쇄·과태료 부과 건의 처분을 받았다.
제재심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관련 투자자의 위법한 거래를 은폐할 목적으로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고 라임 무역금융펀드 및 독일 헤리티지 DLS 특정금전신탁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부당권유 행위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71조와 제49조 위반이다. 지배구조법 제24조에 따른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에 대해선 라임펀드에 대한 부당권유 금지의무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49조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규정한 지배구조법 제24조 등을 어겼다고 봤다.
KB증권에 대해선 라임펀드에 대한 부당권유 금지와 투자자의 위법한 거래 은폐목적의 부정한 방법 사용 금지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 49조 및 71조와 지배구조법 제24조에 따른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제제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로 이날 징계 수위의 수용 여부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