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 역성장 후…수출·투자 개선될 듯
"코로나 치료제·백신 조기에 보급땐 빠르게 회복"
美·中간 전면적 대립 발생, 성장세 제약 요인 꼽혀
KDI,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해의 '역성장'에서 벗어나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세계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수출·투자가 부진에서 탈출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다만, 전(全)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땐 한국경제 성장세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11일 KDI가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 1.1%로 제시됐다.
KDI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의 확산세에 따라 경기가 등락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세 제어가 경기 회복을 위한 전제조건임을 감안해, 방역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운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 경제는 플러스(+) 전환을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 3.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가 올해에 –4.4% 역성장을 기록한 후, 내년엔 5.2% 성장률을 제시했다. 다만 KDI는 "2020~2021년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여전히 정상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준이 낮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도 성장세가 더딘 데는 내수 회복이 제한된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수출은 상품부문을 중심으로 올해(-4.2%)보다 높은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설비투자도 상품수출 개선에 따른 제조업의 회복으로 올해(6.0%)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며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민간소비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한 소비활동 위축이 이어지면서 올해(-4.3%)에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4%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올해(624억 달러)보다 감소한 57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는 올해(0.5%)에 이어 내년에도 0.7%의 낮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며 올해(-17만명)의 감소에 이어 10만명 수준에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장률 전망엔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KDI는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와 백신이 조기에 광범위하게 보급된다면, 서비스업의 부진이 완화되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꿔 말하면, 경기 등락의 변수는 코로나 2차 대유행에 달려 있다. KDI는 "최근 발생한 전 세계적인 코로나 2차 유행의 대처가 원활하지 못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과 중국 간 전면적인 대립이 발생한다면, 글로벌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제약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