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활용…5년 동안 401억원 징수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는 것도 모자라 본인의 급여를 자녀의 명의로 수령하고 배우자와 위장이혼해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에 대한 은닉재산 신고를 받아 징수한 금액이 5년 간 40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세금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재산을 숨겨둔 체납자를 신고하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활용해 2015년 79억원, 2016년 78억원, 2017년 88억원, 2018년 81억원, 2019년 75억원 등 최근 5년간 총 401억원을 징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는 체납자가 은닉한 재산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신고해 체납액을 징수하는데 기여한 신고자에게 징수금액에 5∼20%의 지급률을 적용해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은닉재산이란 체납자가 은닉한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뜻한다. 다만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어 있는 재산이나 국세청이 이미 파악한 은닉재산 등이나 징수금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포상금 지급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초 신고포상금 지급기준 금액을 현재 징수금액 50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법령개정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해 포상금 지급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누계) 고액·상습체납 명단공개자는 5만6085명으로 체납액은 51조1000억원에 이르고 있어 국세청은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체납자의 근로대가인 고액의 급여를 자녀 명의로 수령하여 체납처분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고받아 징수한 사례.(제공 국세청)
국세청이 은닉재산 신고 내용을 활용해 징수한 사례에 따르면 A씨는 모 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세금을 체납하고 급여를 자녀 명의로 수령했다.
이에 대한 신고가 국세청에 들어왔고 사전분석 결과 자녀 B씨가 회사에서 고액의 급여를 수령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는 등 신고 내용의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추적조사에 착수했다.
거주지에 대한 오랜 시간 잠복 및 탐문 결과 근무시간대에 A씨는 출근하고 자녀는 주로 집 근처 도서관에 다니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 A씨가 실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해 자녀 명의의 급여를 실제 A씨의 급여로 보고 압류 조치했다.
◆…체납자가 배우자와 위장이혼하고 재산을 분할하여 체납처분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고받고 추징한 사례.(제공 국세청)
또 다른 체납자 C씨에 대해선 배우자와 위장이혼하고 배우자에게 부동산에 소유권 이전을 해 재산을 은닉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에 국세청이 사전분석한 결과, C씨의 부동산에만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실제 가치가 있는 부동산은 배우자의 소유로 확인되는 등 신고 내용의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추적조사에 착수했다.
거주지에 대한 잠복 및 탐문 결과 이혼 후에도 C씨와 배우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체납처분을 회피하고자 위장이혼을 통해 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이전한 것으로 보아 은닉한 재산을 C씨의 명의로 환원하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환수하는데 국세청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성실납세자가 존경받고 조세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알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