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文대통령의 수보회의 발언 정면 비판 "거꾸로 말해"
30일 文대통령과 정세균 총리 주례회동서 秋-尹 갈등 의견 나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직자는 집단이 아닌 공동체 이익을 받들라'고 우회적으로 검찰을 비판한 것과 관련, "자신들의 불법과 부정부패를 수사하지 못하도록 권력을 오·남용하는 대통령, 법무장관, 민주당이야말로 공동체의 이익을 저버리고 집단의 이익을 받들고 있음을 왜 모르는가"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싸잡아 힐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 SNS 글 (갈무리)
유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집단의 이익을 받드는가?'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 법무장관, 민주당 집단과 검찰 집단 중에서, 누가 집단의 이익을 받들고 누가 공동체의 이익을 받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법무부와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검찰을 에둘러 질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부정,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ㆍ옵티머스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는 게 바로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것"이라며 "권력이 이런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권력집단의 이익을 받드는 거지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지금 집단과 공동체를 완전히 거꾸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동체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공공선이 살아 있어야 한다"며 "정의와 공정은 공공선의 으뜸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유체이탈, 적반하장 화법으로 빙빙 돌려서 딴소리나 할 게 아니라, 이 모든 사태의 최종책임자로서 본인의 분명한 생각을 밝혀라"라며 "언제까지 비겁하게 딴전만 피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일갈했다.
한편 전날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동반 사퇴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복수의 여권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의 극한 갈등이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정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의 자진 사퇴 쪽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이며, 추 장관의 거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국정운영 부담'을 거론한 것이 동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 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정 총리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저도 고민이 많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을 마친 문 대통령은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직자들을 향해 '선공후사의 자세'를 언급하면서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어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