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6개국 중 24위…최근 3년새 7계단 떨어져
법인·국제조세 33위 > 재산세 30위 > 소득세 22위順
"세율 낮추고, 복잡성 줄여 조세경쟁력 높여야"
한경연, '국조조세경쟁력 추이와 정책시사점' 보고서
◆…(자료: 미국 조세재단, 한국경제연구원)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 순위가 24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25위)보다 한 단계 올랐으나,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큰 윤활유 역할을 하는 법인세(33위) 경쟁력은 취약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오른 이후부터 조세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경쟁력이 낮은 부문의 세율을 낮추면서 경제 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국제조세경쟁력 추이와 정책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조세경쟁력 하락속도 OECD 내 두 번째 빨라 |
미국 조세재단이 올해 10월 발표한 '국제조세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조세경쟁력은 2014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 조세경쟁력 OECD 종합순위는 2017년 17위에서 올해 24위로 3년 만에 7계단이나 떨어졌다. 네덜란드(9→17위)에 이어 OECD 내 두 번째로 빠른 속도였다.
세목별로는 법인세(28→33위), 소득세(17→22위)·국제조세(22→33위) 순위가 각각 5단계씩 떨어졌고, 재산세(29→30위)는 1계단 하락했다. 소비세(2위)는 순위에 변화가 없었다.
한경연은 "기업 세부담 완화라는 국제추세에 역행해서 2018년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한 것이 종합 조세경쟁력 순위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료: 미국 조세재단, 한국경제연구원)
이 기간(2017~2020년) 조세경쟁력 순위 상승속도가 가장 빨랐던 5개국을 보면 미국은 28위에서 21위, 이스라엘은 31위에서 25위, 헝가리는 19위에서 14위, 프랑스는 36위에서 32위, 그리스는 32위에서 29위로 순위가 올랐다.
올 조세경쟁력 상위 5개국은 에스토이나, 라트비아, 뉴질랜드, 스위스, 룩셈부르크 순이었다. 한국과 주요 선진국인 G5를 비교해보면 독일(15위)·미국(21위)·영국(22위) 3개국은 한국보다 앞섰고, 일본(26위)·프랑스(32위) 2개국은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다.
| "법인세 등 경쟁력 낮은 부문 중심으로 세율 낮춰야" |
◆…(자료: 미국 조세재단, 한국경제연구원)
하위권(OECD 36개국 중 33위)에 머무른 법인세제 경쟁력을 평가 구성항목별로 보면, '감가상각·결손보전'이 9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세율경쟁력'은 28위로 하위권에, '유인·복잡성'은 36위로 꼴찌였다.
미국 조세재단은 한국 세제(稅制)의 장점으로 넓은 세원에 낮은 세율(10%)을 적용하는 부가가치세, 93개국에 달하는 광범위한 조세조약 네트워크 등을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 법인세에서 한정적인 손실이월제도, 부동산과 금융거래에 별도 과세하는 왜곡적인 재산세제(상속세 포함) 등을 들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많은 선진국들이 조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추세인 가운데,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춘 우리나라가 세율을 높인 것은 국제추세에 반하며 조세경쟁력 악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국제조세, 재산세 등 경쟁력이 낮은 부문을 중심으로 세율은 낮추고 세원은 넓히며 복잡성을 줄이는 조세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우리 경제의 성장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