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수 지분 58.43% 가치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이전돼
"불공정한 합병으로 자본시장 해치는 악덕 대주주의 민낯 드러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아트라스비엑스(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이 아트라스BX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합병에 일제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아트라스BX 합병이 소수 주주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므로 재고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의 합병이 소액주주에게 불공정하게 진행된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아트라스BX의 지분 분포는 올해 9월말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분 31.13%(284만8685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바꾼 회사명입니다.
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지분 10.44%(95만5208주)에 이르고 자기주식수가 지분 58.43%(534만6107주)에 달하고 있습니다.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 2016년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를 시도했으나 당시 2대주주인 KB자산운용 등이 공개매수 가격이 기업가치에 비해 헐값이라고 반발해 무산된 바 있습니다.
아트라스BX는 1944년 2월 이산 주식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축전지 및 기타 전지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해 왔고 1994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아트라스BX는 자본금이 올해 9월말 현재 별도기준으로 91억5000만원 규모이며 9월말까지 당기순이익이 423억원에 달하는 알짜 기업입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번에는 상장폐지 대신에 아트라스BX를 합병하기로 전략을 변경하고 아트라스BX의 소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합병기일을 기준으로 아트라스BX 주주명부에 등재되어 있는 보통주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1주당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통주식 3.3920964주를 배정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양사간 합병의 주주확정 기준일은 12월 11일이며 내년 1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처리할 예정입니다. 합병기일은 내년 4월 1일입니다.
양사간 합병후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존속회사로 계속 남아있게 되며 아트라스BX는 해산할 예정입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난 2016년 시도한 아트라스BX 상장폐지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는 조현범 사장으로 지분 42.90%(3990만1871주)를 갖고 있으며 조 사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73.92%(6876만3857주)에 달합니다.
아트라스BX의 주가는 8일 5만4900원이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1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아트라스BX 자사주에 대해서는 신주발행을 하지 않고 소액주주의 지분에 대해서만 주식 교환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신주를 발행한다는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트라스BX가 보유한 자사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아트라스BX 주주가 누려야 할 자사주 지분가치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넘기는 셈입니다.
아트라스BX의 자사주 534만6107주의 시가는 8일 주가 5만4900원을 기준으로 2935억원 상당에 달합니다.
아트라스BX 자사주의 가치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돌아가면 최대 수혜자는 조현범 사장이 됩니다. 조 사장과 함께 특수관계인들도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됩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아트라스BX 소액주주에게 500억원 상당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으로 교환하면서 시가총액 5000억원짜리 규모의 아트라스BX를 통째로 가져가는 모습입니다.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불공정한 합병을 감행해 선진시장으로 발돋움하는 국내 자본시장을 퇴행시키는 악덕 대주주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아트라스BX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간 추진되는 합병 조건은 아트라스BX의 주가가 실질 가치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므로 일반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버넌스포럼은 “아트라스BX의 60%에 달하는 자사주가 합병으로 인해 일반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가치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이전되는 부당한 효과가 발생한다”며 “자사주 소각 등의 조치 후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