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접종자 린지 간호사 "다른 백신과 전혀 다르지 않다"
쿠오모 뉴욕주지사 "전쟁을 끝낼 무기라 믿는다"
초기 공급분 290만 개, 의료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우선
내년 정식 승인 뒤, 일반인 접종 시작할 예정
◆…미국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한 뉴욕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가장 큰 피해를 본 미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뉴욕주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샌드라 린지였다.
린지는 이날 오전 9시 30분에 백신을 맞은 뒤 “다른 백신을 맞은 것과 다른 느낌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린지의 말과 달리 이 백신이 매우 다르다며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돼 지난 1년 동안 미국에서, 전 세계에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대유행을 결국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접종 과정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이 백신이 전쟁을 끝낼 무기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선 보건의료 종사자를 우선하는 가운데 월요일부터 백신 접종이 미전역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접종은 상징성이 강했다.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는 올봄 코로나19와 싸움의 최전선이었으며 지금까지 3천5백 명이 입원했고 10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다.
린지 간호사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이르기까지 수개월 걸릴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의료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를 위한 백신 290만 개가 공급되지만, 지금과 같은 확산세를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첫 접종은 미국에서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20만 명 이상과 사망자 2천5백 명이 나오는 최악의 시점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많은 미국인이 마스크를 쓰고 모임을 피하라는 경고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인 가운데 42~61%가 백신을 접종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최근 조사에서 나타났다.
올봄 미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뉴욕주의 쿠오모 주지사는 “그냥 접종하면 된다. 백신이 유리병 안에 있으면 효과가 없다”고 말하며 접종을 권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린지 간호사가 접종을 받은 뒤 몇 분 만에 트위터로 “첫 백신이 접종됐다. 미국에 축하를! 세계에 축하를!”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주요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촉진하는 '초광속 작전'을 진행했다.
지금 초기 공급 물량이 부족하므로 응급실 의사, 중환자실 간호사, 환자 이송 담당자 등 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종사자와 치명률이 높은 장기요양원 거주자가 우선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내년 초부턴 비의료 분야 필수업종 종사자도 접종 대상이 되며, 정식 승인 뒤엔 일반인도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화이자는 연내에 총 2천500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며 곧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인 모더나 백신도 연말까지 2천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맞아야 제대로 된 면역력이 생기며, 첫 번째 접종 뒤 3∼4주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주사를 맞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