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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과잉' 對 시민단체 '원안대로', 중대재해법 방향은?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1.01.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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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등 5개 중기단체, 여야 원내대표에 법안 수정 입장 전달

시민단체-민주노총 "국회, 제대로된 중대재해법 즉각 제정해야"

故 김용균 모친 등 유가족, 25일째 국회 앞 단식 투쟁 이어가

민주당, 국민의힘에 새해 첫 국회 본회의에서 집중 논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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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중소기업단체협의회 단체장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연말 논란이 일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두고 '과잉 입법'이라며 완화해야 한다는 재계 입장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새해 첫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에 대해선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엔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 발의했고, 12월 이후 법안 심사가 시작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소상공인연합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등 5개 단체는 그동안 동 법안 제정 중단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정치권이 제정 강행의사를 밝히자 이날 여야 원내대표를 방문, 기업주 처벌 완화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 단체가 요구한 내용에는 기업주 처벌을 반복적인 사망사고로 한정하고, 산재예방 의무를 다한 기업 처벌 면제 그리고 사업주 징역 하한 규정(2년이상)을 상한 규정으로 바꿀 것 등이 포함됐다.

앞서 중소기업계는 "원·하청 구조와 열악한 자금 사정 등으로 중소기업은 모든 사고의 접점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99%의 중소기업 오너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사업주에게 최소 2년 이상의 징역을 부과하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법 제정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들 단체 대표들과 만나 요구사항을 청취한 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단체 의견을 경청하고, 해당업계 의견이 현실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해 합리적인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고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기헌 민주당 의원 역시 "법안이 확정된 게 아니라 진행 중인 만큼 충분히 수용성이 높고 현실성이 높은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김 원내대표 의견에 공감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원안대로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과 참사는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더 중시하는 기업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 때문에 발생한다"며 "국회는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순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총연합회 대표·유경근 4·16 세월호참사 피해자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허경주 스텔라 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은 이날 회견에서 원안대로 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항간에는 이 법이 기업 처벌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시민의 안전권 확보와 중대 재해·사고 방지라는 법의 근본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허 공동대표도 "기업과 현장을 관리·감독하지 않은 정부 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이 반드시 법조항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의해서 난도질당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온전히 제정하는 것은 우리의 목숨을 지키는 투쟁"이라며 "무엇보다 우선해서 조직의 힘을 집중해 반드시 승부를 내자"고 각오를 다졌다.

양 위원장은 이어 "새해 첫날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의 절규는 '살려주세요'였다"며 "자본과 이윤이 우선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우선이고 주인인 사회를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와 고(故)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 씨 등 유가족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25일 동안 국회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동 법안을 상정해 연말까지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정부 수정안을 토대로 법안 논의에 들어갔다.

중대재해 개념과 법 적용 범위 등 큰 틀에서 합의안을 마련했고, 현재 다중이용시설 적용 여부 등 일부 쟁점 논의만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는 오는 5일 소위를 열고 법안 심사를 이어간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는 8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법' 등 민생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재난상황에서 당리당략보다 민생을 우선하는 국민 정심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8일 열 수 있도록 야당 결정을 요청드린다"고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그는 이어 "중대재해법은 각계각층의 입장이 다양하고 쟁점이 적지 않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논의를 해왔다"며 "여야가 합심해 심도 있는 토의를 하면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법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 법사위원들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입법에 차질이 없도록 논의에 속도를 내주길 부탁한다"며 "야당 지도부도 국민들에게 한 약속대로 중대재해법을 이번 주에 처리하도록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거듭 협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법안 등 시급한 법안을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올해 국회를 시작했으면 한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 야당도 함께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재계와 시민단체·노동계와 재해 유가족들의 각각 다른 입장에 대해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방향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결론을 내놓을 지에 새해 벽두부터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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