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법 부장판사 이하 법관 인사 단행, 장기근무제 첫 시행
사법농단·정경심·이동재 사건 심리한 재판부 전출
'유재수 감찰무마' 심리 중인 김미리 부장판사 유임
◆…대법원이 3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414명 등 법관 총 930명을 대상으로 전보 등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3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심리 중인 김미리 부장판사는 교체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날 지방법원 부장판사 414명 등 법관 총 930명을 대상으로 전보 등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인사로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의 전출이 이뤄졌다.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로 이동했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교수의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임정엽 부장판사와 김선희 부장판사도 서울서부지법으로 전출됐다. 이 재판부는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아울러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대전고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3일 법원 정기인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를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김미리 부장판사는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를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김미리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전입했다.
김 부장판사는 '청와대 하명수사' 재판도 심리하고 있다. 이 사건은 기록 열람·등사 지연 등의 이유로 6차례 공판준비기일만 진행됐고, 정식 재판은 열리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 대해 대법원은 "법관 인사의 투명성, 객관성을 높이고 대법원장의 인사 재량을 축소하고자 선발성 보직 중 8개의 보직인사안에 관해 법관인사분과위원회의 검토 및 사법행정자문회의 자문에 기초한 인사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경력법관과 여성법관이 각급 법원의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지원장에 보임됐고, 법원행정처 비법관화 방안에 따라 법원행정처의 상근 법관이 5명 추가로 감소됐다. 또 법관인사 이원화 취지에 따라 법관 28명이 고법 판사로 새롭게 부임했다.
특히 이번 정기인사부터 '장기근무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전국 24개 법원에서 장기근무법관 128명을 선정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11월 2021년 정기인사부터 전국 43개 법원을 대상으로 장기근무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장기근무제도는 법관이 한 지역에서 5~10년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한 재판 공백을 최소화하고 법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판사들은 매년 2월 정기인사 때 2~3년 주기로 전국 법원을 순환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부터 장기근무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근무기간이 △서울권 5년 △경인권 7년 △지방권 7년(의무) + 3년(선택)으로 변경됐다. 다만 고등법원과 특허법원, 전국의 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서울회생법원 등은 장기근무 대상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