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9일 "검찰은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을 계기로 원전 안전 정책에 대한 정치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정부의 정책결정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임을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비판해 왔음을 고려할 때, 사법부의 구속영장 기각은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새벽 대전지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청구한 백 전 장관의 사전 구속영장에 대해 "피의자가 장관의 직권을 남용해 한수원 및 그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고 월성 1호기 업무를 방해했다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아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백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월성 원전 조기 폐쇄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국정과제, 행정적으로 그냥 일을 처리했던 것이고 장관 재임 때 법과 원칙에 근거해 적법절차로 업무를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백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장관 지위를 이용해 산업부 공무원들의 월성 원전 관련 업무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재판부가 백 전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여권을 중심으로 '정치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 윗선으로 향하던 검찰 수사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변인 역시 "수사 시점으로 보나 배경으로 보나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무리한 정치 수사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는 노후원전이 야기할 위험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의 일환"이었음에도 "야당은 지난해 10월 정부의 정책결정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며 고발했고, 검찰은 이를 빌미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전방위 수사를 벌이더니 결국 전직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을 계기로 검찰은 원전안전 정책에 대한 정치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원전 수사를 직접 챙겼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 역시 이번 구속영장의 기각을 계기로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법무부 인사에서 이번 월성 원전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두봉 대전지검장을 교체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 지검장 유임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영장 기각의 후폭풍이 윤 총장에게까지 미칠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