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법원 결정 존중...감사원·검찰·정부, 각자의 일해야"
"국가 정책 시행은 공직자 고유 업무...공직자 소신갖고 일해야"
◆…청와대 본관 전경 ［사진=조세일보 자료사진］
청와대는 9일 법원이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과 관련, "정부 입장은 정세균 총리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정부질의에서의 밝힌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께서 에너지 전환정책 자체가 수사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하신 말씀이 있다. 그분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백운규 전 장관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감사원은 감사원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일은 공직자의 고유 업무"라며 "정책 시행과정의 문제점을 살피는 일을 넘어 국가 정책의 방향성에 옳고 그름을 따지고, 법의 잣대를 들이 대면 공직자는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없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대한민국 공직자들께 당부한다"며 "흔들리지 말고 소신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달라. 정부는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도 지난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 "국가 에너지 정책을 직접 목표로 하는 수사가 되어서는 안 되고 그런 수사는 아닐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대전지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청구한 백 전 장관의 사전 구속영장에 대해 "피의자가 장관의 직권을 남용해 한수원 및 그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고 월성 1호기 업무를 방해했다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아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정책결정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임을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비판해 왔음을 고려할 때, 사법부의 구속영장 기각은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반색하면서 "검찰은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을 계기로 원전 안전 정책에 대한 정치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몸통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전 장관에 대한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검찰의 관련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