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17일 MB 종합소득세 취소소송 일부승소
MB 측 "구치소 수감돼 있어 납세고지서 송달 여부 몰랐다" 소송
◆…서울행정법원은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납세고지서를 제대로 송달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종합소득세 취소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명부동산 임대부동산 임대소득 누락으로 부과된 종합소득세 납세고지서를 구치소에 수감돼 통보받지 못했다며 낸 세금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세무서장과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남세무서의 과세 송달은 적법했다며 이 전 대통령 측 청구를 각하하면서도 당시 부과제척기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종합소득세 1억 3000여만 원을 부과한 것은 무효"라며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을 일부 인용했다.
과세 당국은 2018년 10월경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명부동산에서 발생된 임대소득을 실질 소유주인 이 전 대통령이 받았지만, 이를 누락했다고 보고 2008~2011년 종합소득세 총 1억2500여만 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했다.
강남구청도 같은 이유로 이 전 대통령에게 지방소득세 120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관련 형사 사건에서 친누나인 고(故) 이귀선씨 명의의 이촌 상가와 부천 공장을 차명으로 보유했다고 판단받은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과세 당국은 2018년 11월 납세고지서를 세 차례에 걸쳐 이 전 대통령 측에 송달했다. 국세청이 11월 15일 이 전 대통령이 소유한 영포빌딩에 보낸 납세고지서를 아들인 이시형씨가 받았고, 같은달 20일 서울동부구치소에 등기우편 방식으로 재차 발송해 구치소 직원이 교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6일 이 전 대통령의 주소지로 납세고지서를 보내 전 청와대 경호실 직원이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세금 부과처분 사실을 알지 못했고, 납세고지서를 적법하게 송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2018년 3월 구속된 이후 지난해 3월 보석 결정이 있기까지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납세고지서 송달 시점인 2018년 11월경에는 주소지에서 납세고지서를 송달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통령 측은 개정되기 전의 국세기본법 8조 1항 규정을 '위법한 송달'의 근거로 들었다. 국세기본법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서류는 명의인의 주소, 거소, 영업소 또는 사무소에 송달한다고 규정돼 있다. 국세청이 이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사실을 알면서도 주소지로 납세고지서를 보낸 것은 적법한 송달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2019년 8월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냈지만, 이의신청 불복기간인 90일이 지나 청구한 이의신청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보석 결정 다음 날인 2019년 3월 7일이 돼서야 비로소 과세 사실을 알게 됐으므로 적법한 이의신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서울행정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 타당한 부분이 있다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