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동민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계 실패" 서욱 국방 질타
정의당 "이쯤되면 경계 실패가 아니라 경계 포기" 맹공세
국힘 원희룡 "특수부대 침투였으면 어쩔뻔 했나...참담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7일 강원 고성군 민통선 인근에서 북한 남성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경계실패를 한 것과 관련해 "(국방)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시장비가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계 실패'라고 질책하자 이같이 사과했다.
앞서 북한 남성 1명은 전날인 16일 오전 4시 20분께 동해 민통선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 검문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군은 작전 병력을 투입해 오전 7시 20분께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해당 부대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없었는지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 장관은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후속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며 "아쉬운 부분들에 대해선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현장에서 하고, 중간지휘관과 군 수뇌부도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군이 인지하고서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과 3시간이 경과한 후 북한 남성의 신병을 확보한 점에 대해 '명백한 경계실패'라고 규정하고 국방부를 맹질타했다.
우선 먼저 정의당은 이날 조혜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합참 발표에 따르면 어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군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고, 3시간이나 지나 겨우 신병을 확보했다고 한다"며 "이쯤 되면 경계 미흡 또는 실패가 아니라 경계 포기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해당 지역은 최근 몇 년간 노크 귀순, 철책 귀순 등 군의 경계 실패가 잇따랐던 곳"이라며 "군 당국은 그때마다 재발 방지와 기강확립을 공언했으나 말만 있었을 뿐, 그나마 사후약방문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되풀이되는 안보불안 태세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지휘계통에 따른 엄중 문책은 기본이다"라면서 "또한, 전군 경계태세를 확고히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사태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군이 감시하는 동해안 철책이 또 뚫렸다"라며 "참담하다"라고 개탄했다.
원 지사는 이어 "지난 2012년 GOP를 뚫고 우리 군 초소와 막사 3곳을 거치며 노크까지 한 후 귀순한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이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일반 주민이 GOP 철책을 뛰어넘어 남하했음에도 14시간 동안 행적을 놓쳤던 '월책귀순'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부대, 같은 경계망이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황당함이 이어지고 있다"고 국방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만약 일반인의 귀순이 아니라 특수부대의 무장침투였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안보에서의 무능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현 정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