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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직원 돈 빼돌려 소득 누락한 회사, 가산세 부당"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2021.02.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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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임직원 배임·편취 혐의로 법인세 신고시 소득 누락

국세청, 직원 부정행위를 회사 부정행위로 보고 가산세 부과

대법 전합 "범죄 피해자 불과한 회사에 부당과소신고가산세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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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사가 법인세 신고·납부 시 임직원들이 빼돌린 돈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높은 세율의 가산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임직원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으로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8일 A사가 마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 중 원고패소 부분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과세의 발단은 A사 임직원 B씨가 거래처 상대방과 공모해 A사가 약 20억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게 하는 편취·배임 범행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A사는 B씨의 사기 등 범행으로 인해 각 사업연도 소득이 누락된 상태에서 법인세를 신고·납부했다.

과세 당국은 B씨의 편취 등으로 인한 피해금액을 A사의 법인세 과세표준에 산입해 세액을 계산했고, B씨의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 부정행위를 A사의 부정행위로 판단했다.

과세 당국이 A사에게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봄에 따라 A사는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과세 당국은 법인세 본세에 40%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및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더해 2005~2010년 사업연도 법인세를 증액 경정했다.

그러자 A사는 "B씨의 부정행위를 회사의 부정행위로 볼 수 없고,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장기부과제척기간 및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모두 적용한 부과처분은 부당하다"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B씨의 범행을 회사의 부정행위로 보는 것이 맞는다며 과세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일부 부가가치세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회사에 임직원의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납세자가 인식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임직원의 부정행위 자체를 이유로 범죄 피해자에 불과한 납세자에게 일반과소신고가산세 보다 훨씬 높은 세율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비난가능성 및 책임에 상응하지 않는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사가 사용인 등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한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반면 이기택·김재형·박정화·안철상·노정희 대법관은 "사용인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이유로 납세자에게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면 장기부과제척기간도 적용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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