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대선공약 사항, 유엔 '사형집행 중단 결의안' 찬성한 사안
법무부, 헌재에 '사형제 존치' 의견 제출..."범죄를 막는 필요악"
국힘 "文정권, 인권 입에 올릴 자격 없어...진보정권 아닌 거짓말 정권"
국민의힘은 18일 법무부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인 사형제 폐지와 상반되는 사형제 존치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것과 관련, "단순히 사형제를 폐지하느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 앞에 정직한가, 거짓말하는가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법무부 로고［자료사진］
김재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사형제가 흉악범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박범계 전·현직 법무부 장관 역시도 사형제 폐지 법안까지 낸 적이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정권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로부터 지난해 말 기준 역대 최고인 18건의 혐의서한(allegation letter)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인권문제와 관련하여 받은 서한 총 35건의 51.4%에 해당하는 숫자다"라며 "같은 기간 12건을 받은 콩고보다 인권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들어,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유입을 원천 차단해 국제 인권계로부터의 망신을 당하고 있다"며 "바다에 빠진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소훼(燒燬·불에 태워 없앰)되어도 제대로 된 항의 한마디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고도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인권선진국이라고 볼 것인가"라며 "이 정권은 인권을 입에 올릴 자격도 없다. 진보정권이 아니라 거짓말 정권이다. 솔직해지자"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밤 SBS <8뉴스>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14일 사형제 폐지 헌법소원을 3년째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문 대통령 대선공약 사항이기도 해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사형제는 비인도적 형벌로, 국가가 생명권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사형제는 특수한 사회악을 영구히 제거해 사회를 방어하는 공익 목적이 있고, 중대한 불법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정의 실현"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사법살인, 즉 법원의 오판으로 사형이 집행돼 생기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 지적에 대해선 "오판 가능성은 사법제도가 가지는 숙명적 한계라며 사형제 자체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함께 사형제 대체 형벌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 2월, 국가인권위가 사상 처음으로 사형제 폐지를 권고한 데 대해 불수용 답변을 내면서 '국민 여론과 법 감정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나 '사형제는 범죄를 막는 필요악'이라며 사형제 존치를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사형제도라는 것이 흉악범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지금 다 실증되고 있지 않냐?"라면서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유엔 사형집행 중단 결의안 첫 표결 이후 7차례 모두 기권했던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열린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이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형제 폐지를 향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정부는 헌재에 '사형제 존치' 의견을 냄으로써 인권 후진국 논쟁에 또 휘말리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