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민일보' 이어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서 작심 발언 이어가
"내가 밉다고 국민 안전과 이익 인질 삼아서는 안돼" 직격탄
"권력있는 자에 치외법권 생겨...좌파 우파 문제 아닌 특권층 문제"
"검찰, 분야별 전문화 필요...수사-기소 분리되면 어려워"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국민일보에 이어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집권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통한 검찰 수사권 박탈에 강력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려는 시도라고 강력 반발했다. 지난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 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또다시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를 내쫓고 싶을 수 있다. 중수청 역시 반대한다고 해서 다수당을 가로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다만 내가 밉다고 해서 국민들의 안전과 이익을 인질 삼아서는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치외법권이 생기고 사회가 급격히 수구화된다"며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다. 하급자만 처벌받고 상급자들은 처벌 안 받으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또한 "'메스'를 들이대지 않으면 국회에서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법은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100개의 법을 만드는 만큼, 하나라도 안 지켰을 때 확실히 메스를 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법이 엄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 메스를 통해 나머지 법들이 지켜지는 기준이 된다. 우리 국민들이 사는 데 있어서 표준이 되는 사건들, 힘 있는 사람들의 준법 의식을 확실히 고취하는 사건들은 검찰이 직접 해야 한다"며 "전 세계가 이런 사건들은 국익을 걸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총장은 구체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강력한 검찰 수사로 불법과 비리가 근절되고 세계 최고의 공신력이 생긴 점을 언급한 뒤, "세계 각국이 이렇게 한다. 우리는 있는 증권합수단도 없앴다. 사기꾼 소굴을 만들자는 것인가"라며 "이러다 은행이 불법 대출 등으로 흔들린다면 어떻게 범죄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증권합수단 해체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이어 "검찰 것을 안 빼앗기겠다는 뜻이 아니다. 거악과 싸우는 조직은 분야별로 전문화돼야 한다. 승진에 유혹받지 않고 전문성을 쌓는 게 중요할 뿐"이라며 "총장을 정점으로 한 전국의 검찰 네트워크는 법무부 장관 휘하로 다 빠져나가도 된다. 장관 아래 있더라도 수사와 기소를 합쳐서 부패 범죄 대응역량은 강화하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자신이 공개적으로 여론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국민들의 이익과 직결된 문제다. 무관심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알려드려야 한다"며 "반칙이라는 게 힘이 있으니까 하는 것이다. 힘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하면 신고도 잘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없는 약자, 국민 개개인이 삶의 현장에서 자유와 권리가 신장하는 느낌을 갖고, 법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껴야 한다"며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라는 뜻"이라고도 했다.
나아가 "힘 있는 사람이 법을 지키겠나. 수사를 해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리스크를 줘야 한다"면서 "국가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민주주의가 내실화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좌파·우파, 보수·진보라는 이념적 문제가 아니다. 특권층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그런 것은 없다"며 "내가 할 말을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작심 발언을 이어갈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