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여간 코스피지수 변동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미국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코스피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초 1% 수준에서 점차 우상향해 지난주 1.6%선까지 급등했다. 이번 주 초 잠시 하락하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4일에는 1.55%까지 다시 치솟았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한 시장 불안에 아직은 개입할 계획이 없다는 발언에 미국 증시가 크게 위축되며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일 3080선까지 회복했던 지수는 최근 이틀 연속 하락하며 3020선으로 후퇴했다. 5일 장중 한때 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3월들어서도 외국인과 기관 중 연기금의 매도 우위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경계요소다. 이번달들어 5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000억원, 9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연기금은 약 6700억원을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2달 반 가까이 순매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압력이 주식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중국 양회의 결과와 얀센 백신의 FDA 승인은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 백신 생산 속도 가속, 중국 양회 정책 모멘텀은 상승 요인이지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 밸류에이션 부담은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코스피 예상밴드는 2950~3150선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얀센 백신의 FDA 승인은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고 중국 양회는 친환경 분야 성장주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해 줄 것"이라면서도 "연준 위원들이 3월 FOMC를 앞두고 공개발언이 제한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서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연준 위원들은 채권시장에서 금리상승 압력이 강해질 때 비둘기파적 공개발언을 통해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 바 있다"며 "미국 금리 상승압력이 주식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모두 긍정적 모멘텀이 존재하나, 금리상승 압력이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향 수출주와 내수소비주에 관심. 미국향 수출주의 경우, 실적 전망 상향이 할인율 부담 확대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심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유통, 의류를 꼽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Fed) 의장은 시장 달래기에 또 한번 실패했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은 계속되고 3월 FOMC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변동성 확대 국면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백신 보급확대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경기민감주로 시선이 쏠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민감주 중에서 실적추정치의 상향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으로 디스플레이, 운송, 철강, 화학, IT 가전, 반도체 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