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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국씨티은행 팔린다면 가치 얼마나 될까?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2021.03.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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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시 PBR 적용하면 7조원 될 듯
PBR 0.5배 적용시 3조원…PER 6배엔 1조2852억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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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씨티그룹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에서 철수를 검토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매각을 논의했고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은 한국내 한국씨티은행을 증손자의 형태로 지배하고 있다. 씨티그룹 → Citibank, N.A → COIC → 한국씨티뱅크로 내려가는 구조다.

COIC는 한국씨티뱅크의 보통주 지분 99.98%(3억1820만3038주)를 갖고 있다. 씨티그룹이 사실상 한국씨티은행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한국씨티뱅크의 총 주식수는 보통주 3억1826만6972주, 우선주 7465주 등 총 3억1827만4437주에 이른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액면가는 5000원이다.

국내에서 시중 대형은행의 M&A(인수합병)는 지난 2010년 11월 25일 이뤄진 하나은행과 한국외환은행의 합병 이후 10여년이 넘도록 대형은행의 M&A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하나은행은 론스타가 갖고 있던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2672주)를 주당 1만4250원, 총 4조6888억원 상당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은 2013년 1월 양 은행간 주식교환 비율이 결정된 후 사실상 마무리됐다. 주식교환 당시의 외환은행의 매수청구가격은 주당 7383원으로 산정됐다. 외환은행은 그해 4월 상장폐지됐다.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가치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상장사인 외환은행과는 달리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 평가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상장사의 경우 주식시장에서의 약 2개월 정도의 주가를 따져본 후 가격을 산정토록 하고 있다.

은행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이용한 가치 평가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동종업체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는 PBR 가치평가와 유사한 것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된 자산가치를 근간으로 가치를 평가하기도 한다.

금융업에서는 수익의 원천이 되는 대출이나 투자자산 등이 자산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순자산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나은행이 2010년 11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사들이 인수가격은 4조6888억원 규모였다. 하나은행이 당시 가격으로 외환은행 지분 100%를 확보하려 했다면 9조1901억원이 투입되어야 했다.

하나은행이 2년 5개월여 지난 2013년 3월 외환은행의 주식 100%를 확보하기 위해 하나은행의 주식과의 교환비율을 적용할 당시의 외환은행 주식매수청구권은 주당 7383원이다. 이를 전체 주식수를 계산하면 4조7614억원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사들여 대주주가 된 후 나머지 주식을 100% 확보하는 데에는 커다란 가격 차이가 발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의 론스타 지분을 사들이기 직전인 2010년 9월말 외환은행의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자본총계는 8조2821억원 규모다. 여기에 론스타의 지분 51.02%를 곱하면 4조2255억원으로 계산된다.

하나은행이 론스타에 지불한 4조6888억원은 외환은행의 론스타 지분 몫의 자산가치에 비해 1.11배 수준에 달한다.

통상 국내 상장된 은행의 평균 PBR이 0.4~0.6배 수준으로 하나은행이 론스타에 너무 많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씨티은행의 2020년 9월말 자본총계는 6조2942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의 가치평가에서 하나은행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일 당시의 1.11배율을 적용하면 6조9866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장된 금융지주들의 평균 PBR 배수인 0.5배를 적용하면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가치는 3조1471억원으로 산정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가산하면 4조912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PER을 적용하면 한국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추세이어서 PBR 방식보다는 훨씬 불리하다.

한국씨티은행은 2020년 9월말 1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EPS(주당 순이익)이 506원이며 이를 연율화하면 673원 수준이다.

KB금융지주의 경우 2020년 EPS가 약 8300원 수준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을 고려한 PER은 6배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2020년 연율화한 EPS에 PER 6배를 적용시 주가는 4038원 수준이다. 여기에 주식수 3억1827만4437주를 곱하면 기업가치가 1조2852억원에 불과하다.

한국씨티은행이 기업가치 평가에서 PER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PBR 방식과는 수조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의 잠재적 인수자로 OK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이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과거와 달리 시장 점유율(M/S)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9월말 기준 총여신 23.9조원(가계여신 12.3조원)으로 국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임직원 수는 3489명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OK금융그룹의 경우 지방은행들의 지분 보유 등 은행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대부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수도권 거점 확대에 관심을 나타낼 수 있지만 고용승계 없는 자산·부채 이전 방식이 아닐 경우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하기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씨티은행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슬림화 작업 없이는 매각이 다소 어려울 전망이며 아직 시장에 루머만 나돌 뿐 현재 매각이 진척되거나 현실화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A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평가 방식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사려는 곳이 많으면 기업가치 이상으로 매매되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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