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9천억 대규모 부양책 미 GDP 대비 9.1% 규모…인플레 확대 우려
전직 재무장관 서머스 "욕조에 물 너무 많이 부으면 넘쳐" 경고
옐런 "가장 큰 위험은 실업…'부유세' 등 적자 관리 제안 내놓을 것"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 달러 대규모 부양책이 시행되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부양책을 옹호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으며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옐런 재무장관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작은 위험이 있을 뿐이며 관리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물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가격 움직임”이라며 “1970년대와 같은 지속적인 고인플레이션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장기간의 실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노동력이다”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위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날 '부유세'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이에 관해 제안하지 않았지만, 경제와 우리가 해야 할 지출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과 부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답하며 “시간이 지나면 적자를 통제하기 위한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옐런 재무장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연방정부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적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GDP 대비 4.3% 규모인 9천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이 시행된 데 이어 이번 부양책은 미 GDP 대비 9.1% 규모다.
지난주 11일(현지시간) 바이든 미 대통령은 상하 양원에서 공화당의 지지 없이 통과된 경기부양책에 서명했다.
'미국 구제 계획'으로 명명되는 이번 경기부양안은 성인 한 명당 1,400달러(158만 원)를 지급하며 9월까지 실업자에게 주당 300달러(33만 원)를 제공한다. 5세 이하 어린 자녀 한 명당 300달러(34만 원), 6~17세 자녀에게 250달러(28만 원)를 지원한다.
ABC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 결과, 미국 시민의 70% 가량이 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미 민주당 또한, 미국의 경기회복이 앞당겨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을 포함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조치가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CNN에 출연해 “욕조에 너무 많은 물을 붓는다면 물이 넘친다”며 추가부양안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인플레이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또한, 14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며 주요국의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