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손해보험회사의 실손의료보험 손실액 및 위험손해율(2020년은 가마감, 단위 : 억원, %). 자료=손해보험협회 제공, 손해보험사 각사 취합)
코로나19로 인해 의료 이용이 줄어들면서 실손보험의 실적 개선을 기대했던 손해보험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손실액이 2조 36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손보업계에 의하면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회사가 지급한 발생손해액은 10조 10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보험금 지급 가능한 위험보험료는 7조 7409억원으로 이 금액에서 발생손해액을 빼면 보험사의 손실액은 2조 3608억원에 이른다.
실손보험 손실액은 2017년 1조 2195억원, 18년 1조 3342억원, 19년 2조 4317억원, 지난해 가마감 기준 2조 3608억원이 발생하며 4년간 누적손실액은 7조 3462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업계 상위 5개사의 실손의료보험 질환별 지급보험금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가장 많이 지급한 보험금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보험금 2조 9902억원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 보험금은 2017년에도 1조 9868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백내장에 대한 보험금은 4101억원이 지급돼 2017년 881억원에 비해 365.4% 늘어나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피부 질환에 대한 보험금은 127.6% 증가해 2위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이용이 감소해 내심 실손보험 실적 개선을 기대했던 손보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손해액을 개선할 마땅한 대책 마련도 어려운 상황이라 답답해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평균적으로 구실손 17%, 표준화 실손 10%의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내년에도 실손보험 적자폭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며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되는 손실액이라 특별한 대책 마련이 어려워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전문가들도 "실손보험 손실액 감소를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며 "과다 진료에 대한 소비자 의식 변화와 보험사, 의료계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전문가는 “보험료 할증은 결국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을 만든다”며 “4세대 실손보험이 출범되면 일정 부분 손해율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행후 데이터가 누적되어야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의료계, 당국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