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명영 이사가 의장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결과에 대해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낮추는 LG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제 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해외 출장 중인 김준 대표이사를 대신해 주총 의장을 맡은 이명영 이사는 "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경쟁사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배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발화 사고가 나지 않는 등 안정성과 품질 측면에서 고객들로부터 차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며 "앞으로도 남아있는 법적 절차에서 주주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LG화학은 전날 제 2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경쟁사가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라며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고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이 다음달 11일로 보름 가량 남은 가운데 SK와 LG가 주총에서도 설전을 이어가며 공방이 쉽사리 가라앉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주총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을 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친환경(Green) 중심으로 한 전면·근본적 혁신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 기업으로 도약해 주주·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는 뉴(New) SK이노베이션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